연예계 입문 과정의 하나처럼 인식되고 있는 성형수술이 젊은 세대뿐 아니라 중견 연예인들에게도 널리 퍼져 있다. 11일 중견 가수 이 모씨(47)가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두,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 모씨는 2001년 2월 서울 강남 소재 한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술을 받은 후 2002년 1월 또다시 등 부위에 시술했으나 고열과 함께 등에 치유할 수 없는 반흔의 상처를 입었다는 것. 경찰 수사는 전문의가 아닌 의사가 성형외과 시술을 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연예인들의 지방 흡입논란은 지난 2001년 6월 개그맨 이영자로 인해 불거졌다. 연예인들에게 지방흡입술은 원래 이 수술의 목적과는 달리 몸매 관리, 즉 미용 수단의 하나로 애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영자 다이어트 파동 당시에도 일반인들이 보기엔 날씬하기 그지없는 탤런트 모델 역시 이 수술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방흡입술이 아닌 성형수술은 거의 일반화돼 있는 형국이다. 최근 연예계는 인터넷의 '비약적인 발달'로 인해 연예인들의 'before&after' 사진이 수도 없이 떠돌고 있다. 세상이 많이 달라져 김남주를 비롯한 몇몇 연예인들의 경우 "수술했다"는 고백을 심심치않게 하곤 하지만 여전히 '성형미인'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있다. 그럼에도 연예인들은 수술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한다. 몸매에 대한 걱정이나 예뻐 보이고 싶은 욕심은 젊은 연예인뿐 아니다. 최근 들어 방송가에서는 중견 탤런트들의 성형수술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주름살을 제거해준다는 보톡스 수술은 아예 일반화돼 있다. 여자뿐 아니라 남자 중견 탤런트들도 보톡스 시술은 꽤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TV 화면을 보고 "어쩜 저 나이에 피부가 저리 곱느냐. 나는 왜 이러냐"는 한탄은 현대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상을 아직도 잘 깨치지 못해서 하는 말이다. 너무 자주 하다보니 부작용이 생겼다는 연예인들도 꽤 있다. 얼마 전 중견 탤런트 A씨는 젊은 시절에 한 성형수술의 부작용을 감추기 위해 또다시 성형수술을 했다가 얼굴이 아예 알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는 말을 듣고 있기까지 하다. 한켠에선 "대중 앞에 서야 하는 연예인들이 좀 더 예뻐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건 당연한 일이다"라고 주장한다. 또 연예인들은 "조금만 살이 쪄도, 주름살이 조금만 보여도 뭐라 하는 시청자들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도 한다. 성형수술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할리우드 스타들도 좀 더 젊어 보이기 위해,예뻐 보이기 위해 몸에 칼을 댄다.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대표적인 경우. 이번 사건으로 나이 지긋한 연예인들도 성형수술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같아 다시 한번 외모지상주의를 생각하게 한다. 어쩔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 세계의 생리로 인정하기엔 뭔가 떨떠름하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