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전문기업으로 알려진 롯데그룹이 최근 석유화학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의 몸집불리기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중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매출규모가 1조4천억원 안팎이던 호남석화는 지난해 1월LG화학과 함께 매출규모 2조3천억원인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매출규모 1조1천억원인 KP케미칼의 인수를 적극 추진중이다. 호남석화가 예정대로 올해 10월까지 현대유화를 LG화학과 분할인수하고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P케미칼까지 인수에 성공할 경우 매출규모 3조6천억원이 넘는 '매머드급' 석유화학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 경우 호남석화는 매출규모 5조6천억원으로 업계 1위인 LG화학의 뒤를 이어확고부동한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하게 되며 정통 석유화학 부문만 따질 경우 3조2천억원 규모인 LG화학을 제치고 업계 1위로 떠오르게 된다. 이같은 매출규모는 36개에 달하는 롯데그룹 계열사중 매출 1위인 롯데백화점(7조3천억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년 총매출이 17조4천억원을 기록한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유통관광업종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60%에 달해 명실공히 유통전문기업으로 불리고있으나 최근 호남석화의 공격적 M&A로 인해 그룹의 주력축이 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는 특히 최근 신격호 회장의 2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을 호남석화의새 대표이사로 선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신 부회장은 호남석화 여천공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석유화학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통을 주력으로 하던 롯데그룹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석유화학 부문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통과 석유화학이 롯데그룹을 이끌어가는 양대축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