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남편과 사별한 80대 미망인이 남편이 재직했고 현재는 아들이 몸담고 있는 의과대학에 거액을 쾌척했다. 3일 가톨릭의대에 따르면 1968년부터 8년간 이 대학 의학부 교수로 재직한 고(故) 이명섭 교수의 미망인 황정희 마리아(82) 여사가 최근 대학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발전기금 10억원을 기탁했다. 고 이 교수는 1910년 12월에 출생, 33년 경성제국대학에 입학해 38년 법문학부,42년 의학부를 각각 졸업한 뒤 68년부터 가톨릭대 의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72년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76년에 정년 퇴임한 그는 98년 노환으로 별세했다. 재직기간 의사학 강의를 맡았던 고 이 교수는 끊임없는 연구 활동으로 이 시기어려운 연구 여건 속에서도 여러편의 의학 관련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등 연구에 열성적이었다고 제자들은 회고하고 있다. 특히 고 이 교수의 아들은 현재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소아과의 이준성 교수로2대째 같은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황 여사는 "생전 고인의 뜻을 이제야 받들었을 뿐인데 무슨 인터뷰냐"며 한사코인터뷰를 마다했다. 이준성 교수는 "아버님은 의대 교수로 재직하시는 동안 연구에 몰두하셨던 분"이라면서 "퇴임 후 아버님이 후학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못한 데 대해 못내 아쉬워하셨는데 어머니가 이런 뜻을 기리기 위해 성금을 기탁했다"고 말했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발전기금을 복지회관을 짓는 데 활용하고 고 이 교수와황 여사의 뜻을 기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bio@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