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지렁이를 살피면 우리 연안 바다 밑의 오염정도가 보인다" 수산과학원 해양환경부는 25일 갯지렁이를 이용해 해양환경의 오염정도를 평가하고 양식어장의 적정 수용력 산정을 위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평가기법을 개발해 실용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다. 그동안 외국에서 개발된 기법을 빌려와 연안 바다 밑 오염도를 측정해 왔으나외국과 우리 연안에 사는 생물종과 해양환경의 차이 등으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졌으나 `토종 갯지렁이'를 이용함으로써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갯지렁이를 이용한 오염도 평가기법은 오염도에 따라 해당 지역에 사는 갯지렁이의 종류와 밀도가 서로 다른 점에 주목해 개발됐다. 우리 연안에 사는 갯지렁이의 종류는 대략 100여가지. 이 중 오염이 심한 곳에사는 것은 카타필라 카피타타 등 10종 미만이고 나머지는 대체로 오염이 되지 않았거나 덜 한 것에서 산다. 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카타필라 카피타타 등 1~2종류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다른갯지렁이보다 밀도도 훨씬 높은 반면 오염이 덜한 곳은 다양한 종류의 갯지렁이들이함께 사는 양상을 보인다. 수산과학원은 이같은 오염정도에 따른 갯지렁이의 종류와 서식밀도 등을 수치화해 1부터 100까지 등급을 매겨 특정 해역의 바다 밑이 얼마나 오염됐는 지를 나타내고 지역끼리 서로 비교할 수 있게 했다. 오염정도가 심할 수록 이 수치는 낮게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오염해역인 마산만과 진해만의 경우 20정도에 불과하다. 수산과학원은 또 이 기법을 경남 통영의 가두리양식장에 적용한 결과 양식장에서 물고기들이 먹고 남은 사료와 배설물 등 유기물로 인한 오염이 생태계에 영향을미치는 범위가 가두리 양식장으로부터 15~30m인 사실도 밝혀냈다. 수산과학원은 현재 통영의 가두리 양식장 밀집해역과 진해만을 대상으로 갯지렁이를 이용한 오염도를 평가하고 있으며 향후 5~6년간 남해안 주요 해역의 오염정도를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정래홍 연구사는 "이 기법을 이용하면 우리 연안 바다밑의 오염지도를 만들 수있고 그 것을 기반으로 양식장의 적정 사육밀도를 산정하는 등 연안환경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보전하는 정책을 마련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