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 유혈사태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20일 수백명의 기독교도가 이슬람 민병대의 공격을 피해 사봉 기다 마을을 탈출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유혈사태가 발생한 나아지리아 중부지역의 플래튜주에 있는 사봉 기다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을 포함한 7개 마을이 당일 새벽 풀라니족(族)무장세력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협회의 현지 분소 책임자인 망무오스 탕샤크 목사는 "7개 마을이 공격을 당해 25명이 숨졌다. 25명의 사망자를 직접 확인했다"면서 "사망자의 시신은 친척들이 땅에 묻었다"고 말했다. 탕샤크 목사의 주장은 별도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며 다만 경찰은 5명의 사망자에 대해서만 공식 확인했다. 사봉 기다 주민들이 대거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현재 이 마을에는 허술한 무장상태의 청년들만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혈사태까지 포함해 플래튜주에서는 기름진 토지를 차지하기 위한 종교적 민족적 분쟁이 3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백명이 사망했다. 나이지리아의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18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조수아 다리예 플래튜 주지사를 해임하고 플래튜주의 전직 군사령관에게 질서회복을 지시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기독교계 민병대가 아부자 동쪽 300㎞ 지점의 이슬람 마을인 엘와를 습격, 200여명을 살해하면서 인구 1억3천만명의 나이지리아 전역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에 이슬람 청년들은 북부의 카노시에서 무자비한 보복행위를 자행, 수십명의 기독교도를 살해했으며 오바산조 대통령은 이번 유혈사태가 국가안보와 통일에 위협이 된다며 비상사태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플래튜주의 경찰 책임자인 이노센트 일루오조케는 사봉 기다를 공격한 세력은 하우사와 풀라니족의 이슬람 교도들로 나싸라와주에서 넘어왔다고 전했으며 이는 사봉 기다의 피난민들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사봉 기다 주민들은 이날 수레와 승용차, 오토바이, 심지어 자전거에 가재도구를 싣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근 기독교 마을인 크완데로 떠났다. 이 마을의 부녀자와 어린이는 이미 대부분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은 일부 젊은이들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체 제작한 사냥용 소총과 활, 화살, 칼 등으로 무장한 채 마을을 지키고 있다. 현지 정부 공무원인 난디 샤두는 "그곳은 안전하지 않다. 경찰도 왔다가 도망갔다. 심지어 군인들도 오늘 왔는데 무기를 달라는 우리의 요구도 들어주지 않고 몽땅달아나 버렸다"고 밝혔다. 한편 나이지리아에서는 정권이 민간에 이양됐던 지난 1999년 이후 지금까지 수시로 발생한 폭동으로 1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최근에는 종교와 종족간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사봉 기다 AFP=연합뉴스)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