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 `류밍캉(劉明康) 잡기' 비상이 걸렸다. 중국 시장 진출에 혈안이 돼 있는 은행들로서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제주 총회참석차 방한한 류밍캉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과의 면담을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보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ADB 제주 총회에 참석 중인 우리 나라의 시중은행장과 국책은행장들은 중국 인맥을 총동원해 류 주석과의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쓰고 있다. 그러나 면담에 성공한 은행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단 두 곳 뿐이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전날 오전 8시부터 2시간 가까이 류 주석과 조찬을 겸한개별 면담을 갖고 각종 금융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류 주석과 면담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시장 진출 이후 중국 당국과 각별한 `꽌시(關係)'를 쌓았기 때문이라는 게 우?은행측의 설명. 황 행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선천과 칭다오에 지점과 사무소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고 류주석은 이에 대해 "중국에서 영업 중인 우리은행의 영업 활동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있다"고 화답했다. 이미 한 두 달 전부터 면담을 추진해온 국민은행도 이날 오전 김정태 행장과 류주석간의 비공식 면담 일정을 잡는 데 성공했다. 향후 2∼3년간 중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국민은행으로서는 중국금융정책과 은행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류 주석과 교감을 나누고 친분을 쌓아 두는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류 주석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런던대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중국 내에서 손꼽히는 경제 엘리트로 알려져 있는 류 주석은 우리 나라 금융감독위원회에 상응하는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수장을 맡아 중국 내 각종 은행 지점의 신.증설 인허가와 감독.규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도 이날 류 주석과의 면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