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이후 전세계 수백만 대의 컴퓨터를감염시킨 웜 바이러스 `새서'를 제작한 독일 고교생이 이보다 더 위험한 변종 바이러스도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0일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독일 바이에른주에 사는 21세 청년이 `파트보트'라는 이름의 치명적 바이러스를 제작,유포한 혐의로 이날 구속됐다. 니더작센주 당국은 `새서'를 제작한 18세의 상업학교생 스벤 야샨이 지난 7일 체포되기 직전 `새서e'라는 변종 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했다고 밝혔다. 원본 `새서'의 경우 과부하로 인터넷만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만 했으나 변종인 `새서e'는나아가 전원이 꺼져 컴퓨터를 아예 이용할 수 없도록 만든다. 야산은 당초 `마이둠'이나 `베이글' 같은 악명높은 바이러스 등을 감염 컴퓨터에서 제거하기 위한 `네츠키' 바이러스를 만들었으나 학교 컴퓨터 동아리 친구들이부추기자 이를 변형해 `새서'를 만든 것으로 주장했다고 니더작센주 검찰은 전했다. 이보다 앞서 바이에른주 당국은 `파트보트' 바이러스를 만들어 유포한 21세의청년을 체포했으며 도주와 증거 인멸의 위험이 있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청년이 독일 내 다른 지역 컴퓨터광들과 협력해 만든 `파트보트'는 `새서'를 이용한 것이지만 컴퓨터에 침입해 제3자에게 대량으로 e-메일을 보내 작동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저장 자료를 비밀리에 복사해 빼돌리는 등 더 큰 피해를 준다. 한편 야샨의 범죄는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이지만 미성년자로취급돼 감옥에 가지는 않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야샨은 만 18세생일 다음날 체포됐지만 바이러스 제작과 유포라는 범죄행위는 그 이전에 저지른 것이며, 독일에선 미성년자에 대해 처벌보다는 교화 위주의 교도행정을 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새서' 때문에 피해를 입은 개인과 기업 등이 야샨과 그의 부모를 상대로 제기할 손해보상 요구 민사소송까지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야샨의 집과 검찰 등에는 이미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주소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피해를 준 바이러스 제조범 두 명이 모두 독일 젊은이인 것으로 밝혀지자 시사 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청소년들이 국가가 기대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독일제(메이드 인 저머니)의 우수성'을 과시했다고 개탄했다. 슈피겔은 "청소년 학력 국제비교와 경제성장률, 유럽 축구선수권 대회에선 최하위권이었던 독일인들이 바이러스 제작 리그전에선 세계 최상위권에 올랐으며, 더욱이 `파트보트' 제작엔 니더작센과 함부르크, 바이에른주가 협업했다"고 비꼬았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