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개를 물었다(Man Bites Dog).' 현대차의 품질이 도요타 벤츠 BMW 등 세계 톱 클래스 자동차 메이커를 제친 것으로 나타나자 자동차 전문미디어인 오토모티브뉴스는 이런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USA투데이,LA타임즈 등 다른 외신들도 현대차의 약진을 대서특필했다. ◆1년만에 세계랭킹 6단계 상승 지난 2000년 IQS(초기품질조사)에서 받은 현대차의 점수는 2백3점. 이는 판매차량 1백대당 2백3건의 클레임을 제기받았다는 것으로 사실상 낙제점수나 다름없었다. 당시 업계 평균치가 1백54점이었음을 감안하면 '현대차=형편없는 싸구려 차'였다. 현대차는 이를 불과 4년만에 절반 이하로 줄이며 세계 2위에 가뿐히 진입하는 성과를 달성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품질결함 개선율이 28%에 달하는 기록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며 브랜드별 세계 랭킹을 13위에서 7위로 끌어올렸다. 쏘나타는 중형차 품질 1위,싼타페는 소형SUV 2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는 렉서스 캐딜락 재규어 등 최고급(premium) 브랜드를 제외한 대중차 브랜드 중 혼다,머큐리에 이은 세번째 품질만족도다. 특히 기업부문 조사에서 도요타를 제침으로써 오는 2007년에는 도요타와 똑같은 품질을 확보하겠다는 공언을 3년이나 앞당겼다. 현대차는 매달 2회 이상 톱 경영진이 직접 품질점검에 나서는 등 전사적인 개선활동을 펼쳐온 결과라며 오는 2010년까지 IQS에서 72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략제휴 없이도 글로벌 톱5 박황호 현대차 사장은 29일 때마침 열린 1·4분기 경영실적설명회(IR)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와 같은) 전략적 제휴없이도 글로벌 톱5를 달성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현대차와 다임러크라이슬러간 '결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이날 발언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비약적인 성장과 이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으로 분석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단기간내 품질 및 브랜드 가치가 향상되고 있는 만큼 내년 앨라배마 공장이 안정적으로 가동될 경우 2010년 미국시장 1백만대 판매달성 및 글로벌 톱5 진입도 충분하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박 사장은 "5백만∼6백만대 생산은 돼야 글로벌 경쟁에서 규모의 논리를 펼칠 수 있다"며 "중국 인도 등 미개척 시장에서의 성과를 낼 경우 전략적 제휴 없이도 2010년 글로벌 톱5 진입 조기 달성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 올해 판매대수가 작년의 3배인 15만대,인도는 25만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현대차는 밝혔다. 유럽의 경우 동유럽을 포함해 올해 판매대수가 50만대를 넘어서며 제1시장인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판매시장 다변화도 현대차의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