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은 31일 오는 6.15(남북정상회담)를 계기로또 한번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정 장관은 이날 통일부가 주최한 '한국여성단체 대표들과 함께 하는 열린 통일포럼'에 참석, "현재 제9차 이산가족 상봉은 전혀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산가족 상봉이) 6.15를 계기로 또 한번, 8.15와 추석 등을 계기로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정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아직 북측에 제의하지는않았지만 6.15 등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검토 중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또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있는 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버려야 한다"며 "북한에서는 상당히 '의미있는 변화'(significant change)가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장관은 이와 관련, "전술적 변화와 전략적 변화로 양단하기에는 아쉽지만 전술적 변화와 전략적 변화 중간단계에 있는 의미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에서는 현재 실리, 실적, 실력 등 이른바 '3실주의'를 강조되고있다"며 "이는 북한에서도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창한 흑묘백묘론이 나올 수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금 등 가격체계의 현실화와 배급제의 단계적 축소, 개인들에게 400평까지 허용한 텃밭, 종합시장 건설, 원가절감, 독립체산제 강화, 1년에 300∼400여명의경제ㆍ법제대표단과 연수단 해외 파견 등을 북한의 변화로 열거했다. 그는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남북간 장성급 회담 개최와 관련, "북측이 (회담개최 일정) 타이밍을 못 잡고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며 "4월이 넘어가고꽃게잡이 성어기가 되면 열릴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성사되면 남북관계는 좀더 안정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지난 정부 때는 (대북 정책을) 좋은 방향으로 설정, 일관성있게 추진해 오늘과 같은 남북관계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도 국민과 함께 하는 정책에 소홀한 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 "지난 정부 때는 정책의 목적 및 방향이 좋다는데 대한 자신(감)이 너무 커 혼자서 성큼성큼 10걸음씩 나아가 국민적 합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했는데 이제는 열 사람이 오순도순 대여섯 걸음 나아가는 것이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대북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