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경제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 어음부도율, 취업자 수 등은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17일 '2003년 부산지역 경제동향'을 전국 7개 대도시와 비교한 결과 지난해 부산지역 제조업 생산지수는 0%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ㆍ4분기 8.6%, 2ㆍ4분기 0.9%를 기록하며 상반기까지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3ㆍ4분기 이후 극심한 내수부진과 태풍 피해,노사분규에 따른 생산차질로 감소세로 반전해 연간 생산지수 증가율은 0%에 그쳤다. 전국 평균(5.2%)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서울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7대 도시중 광주(-5.1%) 다음으로 낮았다. 특히 수출은 정체상태에 머물렀다. 우리나라 수출이 세계경기 회복과 중국 급성장에 따라 대부분의 지역이 호황을 누리며 전국적으로 19.3%의 성장을 기록했으나 부산은 0.2% 증가하는데 그쳐 7대 도시 중 최하위였다. 이는 가격경쟁력 약화와 생산기지 역외이전 등으로 경공업 제품 실적이 감소한데다 중화학공업제품도 한진중공업 파업으로 수송기계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어음부도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0.63%)을 기록했다. 대구(0.71%) 다음으로 높았다. 부산지역 취업자수는 지난해 말 기준 1백61만명으로 전년보다 5.5% 줄어 7대 도시 중 가장 많이 줄었다. 실업률도 전년보다 0.2%포인트 늘어난 3.8%를 기록해 전국 평균(3.4%)을 웃돌았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