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못다 이루신 파일럿 꿈을 이어가겠습니다." 비행훈련 도중 순직한 공군 전투조종사의 아들이 아버지 뒤를 이어 파일럿의 길로 들어섰다. 공군사관학교 제52기 졸업식 및 임관식이 열린 17일 조종 특기를 부여받아 공군 소위로 임관한 박인철 생도(24). 그는 1984년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해 F-4 팬텀기를 몰고 비행하다 산화한 고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의 아들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전투조종사의 길을 선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박 소위는 다섯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성장하면서 비행기에 유난히 매력을 느껴 조종사의 꿈을 키우다 "너만은 절대로 비행기를 타지 말라"는 할머니의 거센 만류 때문에 진로 문제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던 것. 박 소위는 "반드시 아버지처럼 전투조종사가 돼 대한민국 최일선에서 영공 방위를 책임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졸업식에서는 임혁 소위(23)가 대통령상을,김희영 소위(23)가 국무총리상을 받는 등 2백여명이 공군 소위로 임관하면서 21세기 항공우주시대의 주역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