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열기는 뜨겁지만 실제 수행현장에서는 일반대중의 수행욕구를 충족시켜줄 만큼 준비를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조계종 포교원은 일반불자들이 우리사회에서 쉽게 접하는 한국사회 수행.수련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담은 `불자 수행프로그램 현황 조사보고서'를최근 발간했다. 조사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전국 수행처 53곳을 현장방문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포교원은 참선과 간경.독경, 염불, 주력, 절, 사경, 위파사나 등 불교 전통 수행법은 물론 선무도, 동사섭, 사불, 명상아카데미, 아봐타 등 최근 개발, 보급되고있는 수행프로그램 등 모두 12개 수행법에 대한 현황을 이 보고서에 담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막상 직접 수행을 하고 싶어도 재가불자의 눈높이에 맞춰 체계적으로 수행지도하고 있는 곳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인 참선(간화선)의 경우 간화선 수행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는 예외적인 몇 군데를 빼고는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과 지도지침을 마련해 가르치는 수행처를 찾기가 어려웠다. 불교의 기본수행이라고 할 수 있는 간경.독경도 체계없이, 두서없이 이루어지고있고, 그나마 좀 체계를 갖춘 곳도 경전을 해설하고 독송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절수행은 오랜 전통의 수행법임에도 불구하고 참회기도나 대학입시 기도의 방편으로 구태의연하게 행해지고 있을 뿐 구체적 수행체계가 거의 잡혀있지 않았다. 사경 역시 전문가 부재라는 현실속에서 각 사찰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있을 뿐 아니라 검증되지 않은 일본식 의식을 자의적으로 취사선택하여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동남아에서 우리나라에 전해진 남방불교 수행법인 위파사나는 한국인 수행 지도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조계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간화선수행지침서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02)2011-1911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