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알랭 쥐페 前프랑스 총리가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했다. 쥐페 전총리는 3일 밤 TF1 방송에출연해 "항소중이기 때문에 법원이 판결을 내릴 때까지 내가 맡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측근이자 유능한 '수재형' 정치인으로 통하는 쥐페 전총리는 현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전신인 공화국연합(RPR) 불법 자금 조달 사건과 관련해 최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쥐페 전총리는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으나 유죄 판결이 확정될 경우 모든공직을 내놓아야 하며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돼 오는 2007년 대선에 출마할 수없게 된다. 쥐페 전총리는 이 선고 공판이 있기 전 유죄 판결이 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UMP 총재, 보르도 시장, 하원의원 등을 겸직하고 있고 시라크 대통령의 후계자로 유력시되는 쥐페 전총리의 정계 은퇴는 집권 중도 우파 내부의 권력 구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쥐페 전총리는 방송에서 고등법원이 "유죄를 확정하면 영원히 페이지를 넘기겠다"며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들으면서 가족들을 위해 정계 은퇴를 결심했으나 주위의만류로 이를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쥐페 전총리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내게 좀더 버틸 것을 주문했다"며 "보르도,파리, UMP에서 그것이 진실일 때, 당신은 힘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시 라크 대통령은 그의 TV 회견을 앞두고 전날 쥐페 전총리와 식사를 함께 했으며 그에대한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정치 관측통들은 쥐페 전총리의 은퇴를 가정해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가 UMP 총재로 유력시되고 차기 대권은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57%는 쥐페 전총리에 대한 유죄 판결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다른 여론조사 결과로는 응답자의 58%가 그의 정계 은퇴를바라는 것으로 드러났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