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산 쇠고기와 곡물가격이 폭락, 농ㆍ축산가와 외식ㆍ유통 등 관련업계의 피해가 본격화되고 있다. 또 광우병 파동이 장기화될 경우 회복기의 미국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으로 달러가치가 폭락했다. '연말랠리'를 타던 뉴욕 증시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하락, '미국발 광우병 쇼크'는 세계금융시장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 미 경제 피해 본격화 미국 쇠고기 가격이 폭락하고 사료용 옥수수가격도 급락, 농축산 농가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특수'를 기대했던 쇠고기 가공ㆍ유통업체와 햄버거 등 외식업체들에도 고객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생우 선물가격은 24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하락제한폭인 파운드당 1.5센트 급락, 거래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CME측은 가격급락으로 인한 거래 중지를 막기 위해 26일부터 하락제한폭을 파운드당 3센트로 확대하고, 그래도 급락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오는 29일부터 5센트로 더 늘리기로 했다. 이와 관련, 다우존스사는 이번 광우병 파동으로 미 육류업계가 내년에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 쇠고기 산업규모는 연간 1천8백80억달러로 관련업계 종사자만도 1백40만명을 넘고 있다. 퍼듀대학의 크리스 허트 교수는 "광우병 파동에 따른 쇠고기 수출 손실은 미국내 전체 쇠고기 생산액의 10%를 차지한다"며 "소 가격이 내년에 12~16%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산 쇠고기의 주요 수입국인 일본 한국 중국 등 18개국의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로 소 사육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자, 사료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옥수수 등 일부 곡물가격도 폭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가격(3월 인도물)은 24일 전날보다 부셸당 8센트나 떨어진 2.3575달러로, 2개월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 금융시장도 충격 미국 일본 등 주요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24일 뉴욕증시는 광우병 소식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지 않자 다우지수가 0.35%, 나스닥지수는 0.28% 떨어지는 등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광우병 파동의 직격탄을 맞은 맥도날드 웬디스인터내셔널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등 외식업체들의 주가 낙폭은 5%대에 달했다. 타이슨푸즈(7.7%) 등 식품가공업체들의 주가는 더 많이 떨어졌다. 신용평가회사인 S&P는 대형 농산물 유통업체인 카길과 타이슨푸즈 등 4개 식가공업체와 웬디스 등 외식업체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주가 낙폭을 더욱 키웠다. 크리스마스에도 불구, 정상적으로 증시를 개장한 일본 도쿄증시도 25일 미 증시 하락 영향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떨어졌다. 달러가치는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광우병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