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회복 추세에 따라 우리 경기도 점차 나아지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12월 들어 지난 17일까지 전년대비 43.6%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지난 6월부터 연속 7개월간 두 자리 수 증가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 동향지수(CSI)도 아직은 낮은 수준이나 지난 3분기보다는 높아져 소비자의 체감경기와 생활형편이 나아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경기침체로 신용불량자가 양산되었고 여기에 부동산 가격까지 폭등하여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경기회복 징후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출증가가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의 내년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수출증가는 내수확대로 이어져 높은 실업률과 신용불량자 문제가 해결되면서 우리 경제는 다시 일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한햇동안 있었던 정치권의 혼란과 대선 자금에 대한 공방으로 뒷전에 밀린 우리 경제를 생각하면 이러한 수출증가는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건실함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 기업의 그 동안의 노력을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내년 경기를 낙관하기에는 아직도 많은 복병들이 우리 경제에 남아 있다. 먼저 비록 수출경기는 회복되고 있지만 내수경기는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종전 같으면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수출증가는 곧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지면서 내수가 회복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수출은 몇몇 소수 업종이 견인하고 있으며 여타 산업으로의 연관효과나 고용확대효과가 크지 않아 곧 바로 내수로 확산되기가 어렵다. 특히 노사분쟁이나 비용 상승으로 대부분의 부품산업이 외국으로 공장을 옮겨서 서비스업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과거와 달리 수출증가가 내수로 확산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여기에 이러한 산업구조의 변화는 곧 업종간 계층간 소득의 불공평으로 연결되어 빈부의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최근에 발표된 소비자동향지수에서도 잘 나타난다. 즉 향후 가계수입전망과 소비에 있어 소득이 높은 계층은 긍정적인 반면 소득이 낮은 계층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어서 소득계층 간에 높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소득격차는 사회를 불안정하게 하고 다시 노사분쟁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또 다른 문제는 환율문제다. 지금은 비록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또한 이라크전에 대한 일본과 우리나라의 참전 여부로 미국이 환율에 대한 압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내년에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이라크전이 안정되는 경우 미국은 환율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여 원화 환율이 지금보다 큰 폭으로 평가절상될 수 있다. 비록 우리 수출이 환율보다는 미국 경기에 민감하지만 환율이 큰 폭으로 평가절상되는 경우 우리 수출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그 외에도 우리는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으며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가열되고 있는 우리의 총선논쟁은 내년에 더욱 가열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뒷전에 밀린 우리 경제에 더욱 악영향을 줄 것이 우려된다. 부동산 가격이 다시 불안해질수 있으며 신용불량자 문제나 신용카드회사 부실 등이 적극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 대선이 끝나는 경우 미국은 지금의 감세정책과 저금리정책을 수정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대선 이후 경기를 안정시키는 경우 우리 수출이 감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우리는 고려해야 한다. 모처럼 찾아온 경기회복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는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노사문제를 안정시켜 수출 증대가 내수로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신중한 환율관리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정치적 영향력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정책당국과 정치권은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jsik433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