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승강장 아래로 떨어진 시민들이 전동차에 치여 숨질 뻔했으나 이를 목격하고 재빨리 구조에 나선 경찰관과 도시철도공사 직원덕택에 잇따라 목숨을 건졌다. 17일 오전 6시 46분께 지하철 7호선 중화역 승강장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정모(31)씨가 발을 헛디뎌 승강장 아래로 추락했으나 폐쇄회로TV를 통해 이를 알아채고 매표소에서 달려나간 도시철도공사 직원 김초길(38)씨와 김상욱(33)씨가 선로로 뛰어들어 정씨를 구출했다. 두 직원이 선로 가장자리에 떨어진 정씨를 끌어낸 뒤 불과 30초 후에 온수행 7027호 전동차가 승강장으로 진입했다. 간발의 차이로 죽음을 면한 정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왼쪽 다리에 타박상을 입는 데에 그쳤다. 앞서 이날 오전 0시 35분께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승강장에 청량리행 972호 열차가 진입하던 순간 이모(32)씨가 발을 헛디뎌 승강장 아래로 추락했으나 이를 목격한 서울 지하철수사대 소속 황봉필 경사가 기관사를 향해 손을 흔들어 전동차를 세운 뒤 선로에 뛰어들어 이씨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황 경사는 선로 중앙에 쓰러진 이씨 위로 전동차 1량이 통과한 뒤 멈추자 곧바로 역무원 장모씨와 함께 선로로 뛰어들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은 이씨를 끌어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씨는 다행히 타박상 등으로 전치 4주의 진단을 받는 데에 그쳤다. 황 경사는 "지난 6월 전동차 사고로 아내를 잃은 경찰관이 상관으로 같은 형사반에서 근무하고 있어, 그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평소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상관의 숨진 아내가 사고 당시 가려던 곳이 마침 동대문 역이었는데 바로 이 곳에서 사람을 구해내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