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영화 혹은 예술영화를 살리기 위해 마이너리티 쿼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준형(경희대 강사)씨는 16일 오후 서울 신문로의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젊은영화비평집단 주최로 열린 '작은 영화 어떻게 살릴 것인가' 주제의 포럼에서 작은영화를 살리기 위해 현재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 제도와 병행해 마이너리티 쿼터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가 주장하는 마이너리티 쿼터란 현재 스크린쿼터 일수의 일정 비율을 헐어 영화진흥위원회 예술영화심의위원회가 선정한 예술영화에 할당하자는 것. 조씨는 '유럽, 일본의 작은 영화 지원사례'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작은 영화혹은 예술 영화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 영진위 재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예술영화를 위한 독자적인 틈새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이런 요건을 충분히갖추기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마이너리티 쿼터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마이너리티 쿼터제가 도입되면 이를 통해 오히려 스크린쿼터제도가 단지한국영화산업의 보호를 위한 장치나 영화인들의 `밥그릇 챙기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 전체 스크린의 30~40%를 독식하는 반면 예술영화혹은 작가영화 등의 상영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 최근의 경우만 봐도 '비디오를 보는 남자'(감독 김학순)는 단관 개봉돼 1주일 만에 스크린에서 내려왔고 국내외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는 관객 6천 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욕망'(감독 김응수)이나 '미소'(박경희) 등은 제작이 완성된 뒤 1년이다 되도록 극장을 못 잡고 있는 실정이다. '작은 영화' 살리기 운동은 지난 2001년 일반 관객이 흥행성 측면에서 외면당한작품성 있는 영화들의 재개봉을 촉구한 `와라나고(와이키키 브라더스ㆍ라이방ㆍ나비ㆍ고양이를 부탁해'의 머리글자를 딴 것) 운동'으로 처음 시작됐고 이후 '남자 태어나다', '질투는 나의 힘', '지구를 지켜라', '선택' 등의 영화에 대한 재상영 운동으로 이어졌다. '작은 영화 살리기의 절박성 및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두번째 발제에 나선 평론가 전찬일씨는 이들 영화의 배급망 구축에 주목했다. 그는 "작은 영화들을 특별 관리, 배급할 수 있는 대안적 배급망이 구축돼야 하며 이들을 특별상영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의 본분은 관객에게 다양한 영화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멀티플렉스는 적어도 한 관 이상은 작은 영화에 우선적으로배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씨는 "세제 혜택이나 관련법규 마련, 이에 대한 엄격한 적용 등 이를 위해 국가가 나설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의 예술영화전용관들이 더 적극적으로 작은 영화를 수용하고 소개해야하며 이로 인한 손실분은 가능한 국가가 충분히 보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