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러시아 등 일부 채권국가들이 1천200억달러에 달하는 이라크 채무의 탕감 또는 재무재조정을 검토중이라고 15일 밝혔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15일 압델 아지즈 알-하킴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의장이 이끄는 이라크 각료단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파리 채권단이 내년에 이라크 채무를 탕감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채무 탕감 액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에 관한 합의가 내년에 발효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랑스는 이라크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채무탕감을계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부채는 `파리 클럽'을 통해서 재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면서도 "파리 클럽은 이라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채무 재조정 조치 등을 취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프랑스, 미국, 독일, 일본 등 파리클럽 회원국들에 400억달러, 아랍국가 등 파리클럽 외 국가들에 800억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다. 두 장관의 발언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전후 문제 특사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의 프랑스 방문을 하루 앞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후세인 체포이후 이라크 재건문제와 관련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노린 발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이커 특사는 프랑스와 이라크 채무 탕감 문제, 이라크 재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