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저녁 대학로의 모 카페에선 개인파산자들의 모임이 있었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서로 알게 된 40여명의 파산자들은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교환하며 신용갱생을 준비준이었다. 이들 중 파산선고와 면책결정까지 받은 사례와 파산선고만 받은 사례를 들어봤다. 경기도에 사는 L씨는 지난 98년 남편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카드 빚을 낸게 '파멸의 씨앗'이었다. 대형 수술로 남편이 정상적인 생계활동을 하지 못해 음식점 종업원으로 생계를 꾸려가던 L씨도 2000년에 자궁근종 판정을 받고 병원신세를 지게 됐다. 두 부부의 돈벌이가 끊긴 상황에서 카드 현금서비스만이 유일한 돈줄이 됐다. 퇴원 후 L씨는 포장마차를 열었지만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만 갔다. 결국 제대로 추가치료를 받지 못한 L씨의 남편은 지난 2002년 세상을 떴고 L씨에겐 억대의 빚만이 남게 됐다. 빚 갚을 일이 막막했던 L씨는 결국 법원을 찾게 됐고,지난 2월 파산선고와 5월 면책결정을 받았다. 서울에 사는 J씨가 개인파산자가 된 것은 지난 98년 경마에 빠지면서부터. 처음 한 장의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시작했던 경마 빚이 신용카드 장수가 한장 두장 늘어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졌다. 빚을 '한방'에 갚기 위해 계속해서 현금서비스를 사용했지만 결과는 카드사ㆍ캐피털사 등 채권자만 28곳에 달하게 됐다. 6년새 총 2억원으로 불어난 빚을 돌려막기 등으로 버티다 자살까지 시도했던 J씨는 결국 소비자 파산을 신청, 지난 10월 파산선고를 받아냈다. 하지만 면책결정은 받지 못해 현재 월급의 대부분을 차압당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