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임을 주장하는 탈북자 전용일(72)씨가 중국 저장(浙江)성에서 부인과 함께 항공편으로 입국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고 전씨의 입국을 후원해온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17일 밝혔다. 최 대표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들은 외교통상부는 진상 조사에 나섰으며 전씨가 국군포로임이 확인되면 외교적 노력을 통해 입국시키기로 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경북 영천 출신인 전씨는 지난 51년 군에 입대했으며 6사단 19연대 3대대 2중대 2소대에서 복무하다 53년 7월 강원도 금화군 제암산고지 전투중 북한군에 포로로 붙잡혔다. 전씨는 지난 9월15일 탈북, 수차례 베이징 주재 한국 대사관을 찾아가 자신의 신분과 국내 입국 의사를 밝혔으나 입국 조치가 지연되자 저장성으로 이동,부인 최은희씨(68)와 함께 위조여권을 소지한 채 항공편으로 입국하려다 체포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씨는 정부가 파악중인 생존 국군포로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하지만 본인의 진술 등을 통해 추가로 파악되는 경우가 있는 만큼 미처 파악되지 않은 포로일 가능성도 많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최 대표는 "경북 영천의 전씨 가족들이 국군포로에게 지급되는 연금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씨는 고향인 영천군 신영면에 네형제가 생존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씨의 국내 입국이 지연된데는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이 몰려드는 탈북자들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어려워진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그러나 "전씨가 수차례 우리 대사관에 조기 국내 입국을 요구했음에도 대사관측은 수차례 '일주일만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 하거나 '알아서 한국에 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이날 외교부를 방문, 전씨 부부가 무사히 송환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촉구하고 전씨가 자신이 국군포로임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4분짜리 비디오테이프를 취재진에 전달했다. 만일 전씨가 국군포로로 밝혀질 경우 정부가 그간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에 우선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공언해 온 점에 비쳐 대사관측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지공관을 통해 전씨 관련사항을 확인중"이라면서 "전씨가 국군포로임이 확인되면 적절한 절차에 따라 입국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6.25 전쟁 기간 북한에 억류된 사실이 공식 확인되고 구체적인 생사 여부와 신원이 확인된 국군포로는 1천186명으로 지난 1994년부터 금년 9월까지 탈북을 통해 귀환에 성공한 국군포로는 32명이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장용훈 기자 khmoon@yna.co.kr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