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의 어떠한 공격도 저지하기에 충분할정도로 강력한 핵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리용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가 6일 밝혔다. 리 대사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능력을 자위를 위해서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폭탄을 갖고 있는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말하는것은 핵억지 능력"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오랫동안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해 왔다. 북한은 지난 달 "적절한 시기가 되면" 핵억지력의 존재를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명시적으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은 리 대사의 발언이 처음이다. 리 대사는 핵억지력(핵무기)은 최근 재처리한 플루토늄으로 제조됐으며 현재 미국의 공격이 있을 경우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지난 해 10월 북한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이후 미국과 북한 간의 핵 위기가 불거졌다. 이 같은 위기는 이날 미국이 북한에 대한 경수로 건설 계획을 중단할 것을 제의함에 따라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리 대사는 경수로 건설 중단 사태가 계속되면 "북핵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대화과정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리 대사는 북한은 공식적인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요구에 대해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불가침에 대한 서면 보장을 고려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그러나 북한측은 미국 스스로 진정한 보장을 할 경우에만 이 같은 협상을 받아들일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평화공존 약속을 지키고 `동시 행동' 의사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는 양측이 동시에 갈등 우려에 대응하고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취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대사는 북한이 미국의 제의를 진정한 것으로 생각하면 6자회담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차기 6자회담의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북한과 영국은 지난 2000년 12월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며 지난해 11월 데이비드 슬린 북한 주재 영국대사가 평양에 부임했다. 북한은 지난 4월 런던 교외 일링에 대사관을 개설한 데 이어 지난 9월 리 대사를 파견했다. 북한 외무성 참사로 근무하다 영국 대사로 발령이 난 리 대사는 북한에서 자 타가 공인하는 대미 전문가로 북한 외교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