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4일 다른 나라들이 유엔의 승인없이 무력을 계속 사용할 경우 러시아도 선제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로마 방문에 앞서 이탈리아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무력사용이 항상 유엔의 승인을 거쳐야한다는 러시아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선제공격 정책이 또한 미국에 의해서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도 그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은 이날 크렘린(대통령궁) 웹사이트와 인테르팍스 통신을 통해 공개됐다. 푸틴 대통령은 "만약 예방적 무력사용 원칙이 국제관행으로 지속된다면 러시아도 국익수호를 위해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행동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핵보유국들이 현재 자신의 핵잠재력을 개선하고 있으며 러시아도앞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우리 핵정책은 옛 소련의 핵정책과는 달리 어느 누구도 겨냥하고 있지 않으며 단지 우리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에만 겨냥하고 있다"고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푸틴 자신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의지난 10월 발언을 되풀이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가 작년에 미국과 대대적 군축에 합의, 서명했음에도불구하고 앞으로 수십년간 자국의 핵무기에 계속 의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동지(同紙)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이라크 주둔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돕기 위해 자국군을 파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최근의 유엔 결의도 러시아의 파병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우리는 이 문제를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러시 아의 군사참여 조건이 올바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애초부터 (이라크에 대한) 군사개입에 반대했는데 이제와서파병 태세가 되어있다고 말하는 것은 일관성없고 어리석은 짓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로마 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만나기 위해 이날 저녁 로마에 도착할 예정이다. (모스크바.로마 AP=연합뉴스) hc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