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와 함께 일본 기업의 보루인 소니가 대규모 인력감축 등 초고강도 구조조정 카드를 던졌다. 소니는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 사업장에서 최고 2만명을 감원하는 한편 텔레비전 브라운관의 일본 내 생산을 늦어도 2004년까지 중단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소니가 감축키로 한 인원은 그룹 전체 임직원(약 16만명)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소니의 이같은 결정은 본업(전자)부문의 경쟁력 회복과 수익 확대를 겨냥한 자구책이라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매출 기여도가 전체의 3분의 2에 달하는 전자사업에서 예전과 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실제 소니는 2002 회계연도(2002년 4월~2003년 3월) 중 1천1백55억엔의 순익을 냈지만 전자부문에서는 지난 1~3월 3개월간 1천6백50억엔의 적자를 냈다. 분석가들은 디지털 TV,컴퓨터,휴대전화,플레이스테이션 등 소니의 차세대 간판상품 4가지 중 매출 기여도가 10%에 불과한 게임기부문인 플레이스테이션만이 제 몫을 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니의 상품 중 평면TV '베가'를 제외하면 전자부문에서는 최근 수년간 히트작으로 꼽을 만한 것이 없다는 비판을 담고 있다. 액정TV 시장의 미래를 과소평가해 대응이 늦은 것도 치명적 결정타가 됐다. 차세대 전략상품으로 꼽히는 액정TV의 세계 수요가 올 한햇동안 3백만대를 넘어설 전망이지만 소니의 생산량은 16만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소니는 앞으로 고기술,고품질,고부가가치 전략으로 전자사업을 끌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인력 감축과 비수익성 사업의 철수를 바탕으로 코스트 다운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수익 극대화를 견인할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쏟겠다는 것이다. 총 2천억엔을 투자,삼성전자와 액정패널 합작공장을 한국에 세우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