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5일부터 시작되는 아시아순방을 앞두고 중국과 일본 등에 환율시장 개입 중단을 촉구하고, 민주당 수뇌부도 이들 나라에 대한 압력을 주문하고 나서는 등 아시아를 겨냥한 미국의 환율 압박수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은 국제사회가 안정적인 위앤화 운용에 따른 각종 혜택을 점차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 부시대통령의 이번방문을 계기로 환율공방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9일간의 아시아 순방에 나서기 하루전인 14일 아시아 언론과의인터뷰에서 자신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와 만나 환율문제를 공식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 지도부가 이처럼 환율 압박공세를 강화하고 나선 것은 무역 불균형 규모가지난해에만 모두 1천30억달러를 기록, 제조업 부문의 실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의 대미 수출규모는 의류와 신발,완구,전자제품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지난 1995년 이래 무려 3배나 늘었으며, 올들어서만도 교역 불균형이 22%나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계는 중국의 위앤화가 40%낮게 평가돼 미국제품에 대해 엄청난 우위를 갖고 있다고 주장, 부시 대통령에게 중국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오는 2004년 대선을 의식, 중국이 불공정한 교역이익을 얻기위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으며,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의 공약도 저버리고 있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시장이 통화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통화가치는 (시장에서) 각국정부의 경제활동과 재정정책, 통화정책, 성장 잠재력, 경제의 장기적 생존 잠재력 등을 반영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는 특히 "경쟁이 공정하다면 경쟁이 있는 세계가 긍정적인 세계라는 것을충분히 이해한다"며 중국측의 환율 시정을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존 스노 재무장관을 중국에 보내 달러화에 대해고정돼 있는 위앤화의 환율 시정을 촉구했으나 중국측은 지금이 위앤화의 가치가 시장에 의해 결정되도록 해야할 때라며 미국측의 요구를 거부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부시 대통령과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 수뇌부는 14일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과 일본 및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제품을 축출하기 위해 환율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국가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톰 대슐 상원 지도자 등 민주당 의원 6명과 무소속 상원 의원 1명은 이 서한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불공정 운용을 지적하면서 부시 대통령에게 "강제 조치"를촉구하는 등 강도높은 압박을 가했다. 이들 의원은 이어 지난 2001년 이후 제조업 부문에서 25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한데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추가적인 실업사태를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한은 특히 환율문제를 마냥 방치할 경우 미국경제와 미국의 장래는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부시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을 통해 중국 등 관련 당사국들에 환율문제를 공식 거론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위앤화의 페그제를 철회해야한다는 미국측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국제사회는 이제 안정적인 위앤화 운용에 따른 혜택을 점차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강조, 미국측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중국 외교부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고위관리회의가 개막된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자신은 이번 APEC 회의에서 위앤화 문제가전면에 부상할 것으로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