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당초 전망했던 올 해 3%대 성장에 대해 처음으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박승 총재는 16일 아침 열린 시중.국책은행장들과의 금융협의회에서 " 당초 한은은 올 해 성장률로 3.1%를 예상했으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률이 내려가는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는 "당초 3.4분기부터 경제가 나아지리라고 생각했으나 현재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재가 올 해 연간성장률 3%대 달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소비가 늘지 않고 있는데다 투자와 생산도 증가하지 않아 고민"이라면서"금리를 내려도 통화량이 늘지않고 투자 수요도 없다"고 토로했다. 박 총재는 "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한 것은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것이 결정적인이유"라고 지적하고 "경쟁국들에 비해 임금이 비싸고 노사문제의 불안감이 가시지않는 등의 고비용구조가 문제이며 이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8월에만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이 2조원이나 순상환되는 등 기업의 투자기피가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총재는 "카드채 문제와 신용불량자 증가가 개인들의 소비를 억누르고 금융기관의 수지를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참석한 은행장들에게 카드채 문제 해소에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더 이상 카드 부실이 늘지는 않겠지만 카드채 문제가 완전히 치유되려면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경제는 회복 국면에 들어섰으나 극도로 위축된 국내 민간 소비는 4.4분기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