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북동쪽의 유엔본부가 입주해 있는 카날호텔에서 19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대형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세르지오 비에이라 데 멜루 유엔 특사를 포함해 최소한 20명이 사망하고 유엔 및산하 기관 직원 등 10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고 유엔 관리들과 현지 목격자들이 밝혔다. 사건 발생 직후 유엔은 미국 뉴욕 본부에서 긴급 안전보장이사회를 열어 향후대책을 논의했으며 러시아, 멕시코 등 각국은 폭탄테러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폭탄테러 상황= 유엔 직원 파예즈 사르한은 "노란색 트럭이 카날 호텔 벽으로돌진한 후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오후 4시30분께 발생한 폭발 현장에 군 구급차와 보안군들이 배치됐으며 사망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폭탄테러로 카날 호텔에서 최대 2.2km 떨어진 지역의 주택 유리창이 깨질정도로 폭발력이 대단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유엔 대변인 베론니크 타보는 AFP통신에 호텔 빌딩을 뒤흔든 대형 폭발로 여러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미군 소속 블랙호크 헬기가 카날 호텔로 날아가는 것이 목격됐고수십대의 미군 험비트럭이 호텔 주변에 몰려들었으며 검은 연기가 호텔 상공 수백m까지 치솟았다. ▲인명피해= AP 등 주요 서방 주요 통신들은 사망자 수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부상자가 상당히 많이 목격됐고 심하게 다친 점 등으로 미뤄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는 최소한 20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고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최소한 10명이 숨지고 60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당시 카날 호텔 내 유엔본부에는 비에이라 데 멜로 유엔 특사 등 최대 380명의유엔 및 산하기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다드 유엔 본부 폭탄 테러 사망자 중에는 크리스토퍼 클라인-베크먼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조정관이 포함돼 있다고 현지 관리들이 전했다. 또한 세계은행은이날 폭탄 테러로 바그다드 유엔본부에서 근무하던 세계은행 직원 5명이 실종됐다고밝혔다. ▲폭탄테러 배경= 카날 호텔에 대한 폭탄테러는 자살폭탄 테러범의 소행이라는증거가 있다고 전 뉴욕시 경찰간부로 이라크의 경찰조직을 재건하기 위해 이라크에파견된 버나드 케릭이 주장했다. 케릭은 "폭탄을 실은 트럭은 대형트럭으로 추정되며 폭탄적재량도 엄청났다. 이 것은 자살폭탄테러다. 이를 입증할 증거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폭탄테러는 사담 후세인의 핵심측근인 타하 야신 라마단 전 이라크 부통령이 전날 이라크 북부 모술에서 쿠르드 전사들에 의해 체포돼 미군에 넘겨졌다고 발표된 19일 당일 발생해 이에 대한 보복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한편 이 달초 바그다드 주재 요르단 대사관에 대한 폭탄 테러가 발생한 지 12일만에 유엔본부가 공격을 받고 최근 송유관과 상수도 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에대한 테러 공격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알-카에다 등 외부 테러 단체가 이라크 사태에 개입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라크인과 중립적인 인도적 구호단체에 대한 공격은 미군의이라크 재건 사업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반응= 유엔 안보리는 사고 이후 곧바로 긴급 회의를 열었다. 1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는 폭탄테러 발생 1시간 뒤 소집됐다. 안보리는 성명에서 테러범들의 범죄적 공격이라고 비난하고 "하지만 이번 테러가 이라크 국민들을 돕기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문명 세계는 이번 테러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테러 사건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한 것이 정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주재 멕시코 대사 아돌포 신세르는 폭탄테러에 대해 "테러리스트들의 혐오스러운 행동"이라며 "안보리가 테러에도 불구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라크 평화정착을 해치기 위한 목적의 "야만적인 행동"이라고비난했다. ▲카날호텔= 이라크 전쟁 발발 전 유엔무기사찰단의 본부로 사용돼 왔다. 3층인이 호텔은 유니세프와 식량농업기구(FAO)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엔 및 산하기관들이사무실이 들어 있다. 호텔 커피숍은 각 국제기구 요원들과 기자들이 주로 만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바그다드.뉴욕 AP.AFP.dpa=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