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갖고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의 긴급체포와 16대 총선 자금 수사와 관련, 당 차원의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의총에선 동교동계를 비롯한 구주류측 인사들이 권 전 고문의 비자금 수수의혹에 대한 해명과 對검찰 성토를 병행하며 목소리를 높인 반면, 신주류측 의원들은 거의 입을 다물어 대조를 보였다. 또 총선자금 수사가 가져올 파장이 작지 않은데다 신.구주류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냄으로써 어색한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16대 총선때 사무총장을 맡았던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진승현사건때 마치 동교동계가 개입된 것처럼 검찰에서 말을 흘렸고 권 전 고문이 구속됐지만 결국 2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며 "2000년 4.13총선때 문제된 돈은 당에 들어온 바 없으며, 모든 돈은 통장으로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함승희 의원이 어제 정몽헌 회장에 대한 검찰의 강압수사를 폭로한 내용이 모든 신문의 가판 1면톱이었다. 함 의원이 폭로한지 7시간만에 강제로 권 전고문을 체포했다"며 "지금까지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동교동계 의원들에 대해 (검찰이) 철저하게 조사해온 것으로 알고 있으며 검찰을 주시하고 있다"며 역공 태세를취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도 신상발언을 통해 격앙된 어조로 "한 일간지가 권 전 고문 얘기에 저에 관한 기사를 집어넣었으나, 결론은 100% 아니다"며 "해당 신문과 기자에 대해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고, 그런 말을 했다는 신주류의원이 누구인지 밝혀응분의 대가를 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한 함승희 의원은 "정 회장의 돌연한 죽음은 남북경협에서 큰 역할을 한 인물의 변사사건"이라며 "수사과정의 가혹행위, 인격모독 여부, 정회장이 집무실에 올라간뒤 2시간동안 전화통화 여부, 좁은 창문으로 애써 기어나가추락한 이유, 세통의 편지 등을 냉철하게 조사하고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함 의원은 "(검찰에서) 음해라고 하는데 서글프고 분노를 느낀다"며 "수사팀 교체를 얘기했는데 권 전 고문을 연행했다"면서 "검사 출신으로서 친정을 욕되게 할생각은 없지만 검찰이 왜 이럴까 한심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기자들에게 "국민의 정부 말기에 민주당 핵심 포스트에 있던 사람, 젊은 후보자 중에서 상징적으로 기대됐던 사람들은 일단 자유로울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입을닫는 등 대부분의 의원들이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