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공식에 참석하지 않는 심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항공우주국 진입의 초석이 될 우주센터 기공식이 열린 8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하반마을 현지에는 정작 마을 주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53가구 200여명의 주민들은 이날 가장 중요한 내빈으로 초청을 받았지만 식장에는 없었다. 대대로 문전옥답을 일구며 마을앞 청정바다에서 고기와 조개를 잡으며 생활했던 터전이 하루 아침에 사라질 운명에 처했지만 턱없이 적은 보상금으로는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에는 너무 벅차기 때문이다. 하반마을 이장 김광석(60)씨는 "지역 전체적으로는 많은 개발과 발전이 이뤄지겠지만 몇천만원에 불과한 보상금으로는 새집 장만은 고사하고 살길조차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워낙 오지라 공시지가 자체가 너무 낮아 주민들이 받은 보상금은 가구당 2천만-7천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흥군은 작년 토지 재평가를 통해 20% 정도 공시지가를 높여주는 특별배려를 하기도 했지만 주민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민들은 이날 행사장에 참석, 정부 관계자에게 의사 표현도 계획했지만 '침묵의 불참'이 확고한 의지 표현이라는 생각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하듯 기공식에 참석한 고흥군 관계자는 "흡족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겠지만 오는 9월 어업권 보상 용역결과가 나오는대로 주민들과 협의, 추가보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흥=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nic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