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이 경영 투명성 제고를 위해 기업 분할을 실시한다. 이 회사는 24일 반도체 사업과 통상·투자사업 부문을 하반기 중 분할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달 초 기업분할 결의를 위한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에서 존속회사는 통상사업부문으로 잠정 결정됐다. 석영용기(쿼츠)를 만드는 반도체부문은 신설회사가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통상부문은 코스닥시장에 그대로 남게 되며 반도체부문은 분할 직후 재등록을 추진키로 했다. 인적분할 형태로 기업분할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기존 투자자들은 두 회사의 주식을 모두 갖게 될 전망이다. 분할비율은 추후 결정된다. 회사 관계자는 "성격이 다른 무역과 반도체 제조,투자사업 부문이 혼재돼 있어 업종이 불명확하고 경영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분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원익은 반도체 업체로 분류돼 있으나 지난해 매출액(5백80억원) 중 70%는 통상에서 일어났다. 기업분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분할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주가(2천2백90원)는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하나증권 이선태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사업부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 정도로 수익성이 괜찮지만 불명확한 업종,많은 유가증권 투자 등으로 인해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기업분할로 이런 문제점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통상부문도 영업이익률이 8% 내외로 나쁘지 않다며 기업분할이 투자자의 인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특히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2천7백원으로 제시했다. 한편 의료장비 산업원료 조명 등을 수입 판매하고 있는 원익의 통상사업부문은 지난해 4백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최근엔 수입차(볼보) 판매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백64억원 매출을 올린 반도체 사업부는 반도체 생산 보조제품인 석영용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만 미국 독일 등 세 곳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그러나 4백억원에 가까운 유가증권 투자가 부담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