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경우 수석 사외이사가 대표이사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집행 또는 비집행 이사의 승계 계획과 이사회 임원의 평가시스템도 보완돼야 하지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기업지배구조서비스 부문을 맡고 있는 캘빈 웡(Calvin R Wong) 상무는 2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 CFO협회 주최 조찬세미나에 참석, 한국기업들이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S&P 기업지배구조부문 책임자로서 지난 2000년초 기업지배구조지수(Corporate Governance Score)를 만들어 기업들을 대상으로 평가서비스 해 주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을 위해 계량화해 제공하고 있는 것. "지금까지 브리티시패트롤리움(BP) 러시아텔레콤(MTS) 일본오릭스(ORIX) 등 30여개사를 평가했습니다. 한국에서는 1개사의 평가를 마쳤고 현재 3,4개 회사를 평가중이거나 준비를 하고 있죠." 그는 지배구조지수 적용 결과 선진 기업들은 10점 만점에 평균 7~8점, 중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기업은 5~6점 정도라며 "한국은 개선할 점이 많지만 몇몇 기업들은 월드클래스 주순에 도달해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지수(CGS) 산출방법에 대해 그는 오너의 지분구조, 주주 채권자의 권리행사, 투명성과 공시, 이사회 운영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눠 평가한다고 소개했다. 예를들어 이사가 경영진(집행이사)을 실질적으로 견제하고 조언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이사의 보수와 승계가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뤄지는지 등을 임원 주주 인터뷰를 통해 평가한다는 것. "잭 웰치 GE 전 회장이 엄청난 퇴직수당을 받은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는데 그러한 수당도 금액 때문이 아니라 공정한 평가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는 지배구조에서 이사회의 조직과 운영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평가하기도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웡 상무는 한국에 사외이사 후보가 많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사외이사의 수보다는 사외이사들이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증권시장 법 규제 등도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앞으로 이를 반영하는 국가지수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