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노동조합이 20일 새벽까지 진행된 노.사.정 협상이 결렬된 이후 전산센터에 남아있던 인력중 정규직원 25명을 추가로 철수시킴에 따라 전산망 작동 중단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업 이전에 329명의 직원이 근무했던 조흥은행 전산센터에는 기존 직원들을 포함해 금감원과 조흥은행이 확보해 놓은 필수 요원 35명,이들의 대체 인력 49명 등 100여명 안팎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인력의 30% 정도만이 전산망을 운용하고 있어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앞으로 노조의 전략에 따라서는 전산센터 직원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있어 '전산 다운'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흥은행 전산 담당 박내순 부행장은 "전산센터 직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못해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데다 노조 지도부가 근무지에서 철수하지 않을 경우 '제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이탈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산망 운영에 일부 장애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현재 조흥은행 전산망을 통해서는 인터넷뱅킹, 폰뱅킹, 현금인출기(CD),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개인 고객의 거래만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 외환, 여신, 전산망에 관한 내부 관리 시스템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에는 하루 종일 일해야 하는 전산센터의 근무 특성상 현재 투입된 인력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이번 주말까지는 그런대로 꾸려갈 수 있겠지만 대체 인력이더 투입되지 않는다면 그 이상은 힘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조흥은행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나 계좌 이체가 일시에 몰릴 경우 전산망에과부하가 걸려 가동이 중단될 수 있다. 기업의 급여 지급과 개인 고객의 신용카드 결제일이 몰려 전산 처리량이 평소보다 2배나 많은 오는 25일 무렵에 이같은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조흥은행 전선망이 다운되면 금융결제원의 전산망을 함께 쓰는 다른 은행들의 전산시스템도 중단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흥은행 전산센터에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안을 다른 금융기관들과 협의중이고 대지급금 등의 대책을 마련한 만큼 전산망이 다운되는 일은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흥은행 전산망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금융결제원의 전산망과 차단해 버리면 다른 은행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전산망 다운으로 인한 금융 대란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