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달러 약세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더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IMF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공개한 연례 미국경제 보고서에서 그러나 디플레 위험이 아직은 "미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FRB가 디플레 예방 차원에서 인플레 목표치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블룸버그가 전한 보고서는 "FRB가 그간 (미국의) 경제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구사해오기는 했다"면서 그러나 "회복의 발판이 마련되지 않았다면 추가로 (통화 정책을) 완화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의 인플레와 금리가 모두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FRB가 "(디플레)예방 차원에서 공격적인 조치를 통해 견실한 회복세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1.4분기 연율 기준으로 1.9% 성장하는데 그쳤음을 상기시켰다. IMF는 에너지 가격 약세와 감세, 그리고 이라크 종전 효과가 연내 경기를 자극하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FRB가 기대하고 있기는 하나 "단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 거품'의 부정적 효과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으며 경기 하강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또 산업 생산과 고용 사정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5월 현재 지난 9년 사이 기록인 6.1%였으며 공장 가동률도 지난 83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74.3%에 그쳤다. 보고서는 그러나 미국의 디플레 위험이 아직은 "미미하다"고 평가해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과 같은 입장을 취했다. 미 노동부가 17일 공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소비자 물가는 5월에 0.3% 뛰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IMF는 이와 관련해 FRB가 디플레 예방 차원에서 인플레 목표치를 공개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권고하면서 2% 내외 수준이 합당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연방기금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FRB가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이 디플레에 대한 심리적 우려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실물경제 전문가들을 자체 조사한 결과 오는 24-25일 소집되는 FRB산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IMF는 달러 약세가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정책 운용에도 단기적으로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경제금융정보 전문 서비스인 다우존스는 IMF의 이같은 지적이 일본은행의 엔가치 방어 타당성을 높여주는 발판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