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가 17일(현지시간) 하이닉스반도체[00660] D램에 대한 보조금 판정에서 44.71%의 상계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함에 따라 하이닉스는 미국에 D램을 직접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 하이닉스측은 "미국 정부의 숨겨진 의도를 위해 진실을 외면한 강대국의 부당한횡포"라고 반발했지만 미국에 D램을 수출할 때 매달 1천800만달러에 달하는 예치금 납부로 재정부담과 수출피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이닉스는 다음달 29일 자국 산업피해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정때까지 보조금이 아니라는 논리를 끝까지 주장할 계획이지만 곧바로 수출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각종 비상대책의 시행에 돌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하이닉스의 미주지역 D램 수출비중은 전체 D램 수출물량의 25% 정도로 44.71%의상계관세가 부과되면 매달 1천800만달러 가량을 예치금으로 납부해야 된다. 이같은 예치금 규모는 D램 업계의 선두인 삼성전자[05930] 뒤에서 마이크론, 인피니온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어야 하는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경쟁력 상실이 우려되는 수준이라는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이닉스는 여기에 이번 본판정이 유럽연합(EU)의 D램 보조금 판정에도 영향을줄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양쪽지역에 대한 월 예치금 규모는 하이닉스의 재정에심각한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대해 하이닉스측은 우선 미국 수출시 관세부과를 피하기 위해 최근 설비투자에 1억달러를 투입한 미국 오리건주 유진공장의 생산물량을 극대화, 현지조달 물량을 최대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과 유럽의 수출비중을 줄이고 중국과 동남아 등으로의 수출판로를 개척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하이닉스는 IBM, HP 등 PC업체들의 동남아 현지법인에 D램을 수출, 상계관세를피하는 방안과 함께 상계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마더보드(주기판)의 80%를 생산하는대만업체들과 제휴해 이들 업체에 D램을 수출, 마더보드에 D램을 장착해 미국에 수출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마더보드 활용이나 동남아 우회수출 등 일부 관세회피 방안의 경우 미국측이 일종의 부당거래로 간주, 또 다른 형태로 시비를 걸어올 가능성도 있어 실행여부는 불투명하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하이닉스가 이같은 피해 최소화 방안을 십분 활용한다면 대미 직접 수출비중을 현재 25%에서 최대 10%선까지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