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을 '내부 와해전략'으로 인식하고 당ㆍ정ㆍ군ㆍ주민들이 하나로 똘똘뭉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핵파문 이후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압박에대한 북한 내부의 긴장 수위가 높아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노동신문은 15일 논설에서 "오늘 힘의 정책에 환장한 제국주의자들의 악랄한 책동으로 반제 군사전선은 우리 혁명의 제일 생명선으로, 기본전선으로 되고 있다"며"군대와 인민이 당과 수령의 두리(둘레)에 굳게 뭉친 일심단결은 격렬한 반제.반미대결전에서 승리의 기본담보로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 압박에 대해 더욱 긴장감을 갖는 것은 이같은 압박전략이 지도부를겨냥한 치밀한 심리전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역사적으로 제국주의자들의 심리전에 녹아 나 총 한방 쏘아 보지 못하고 혁명의 전취물을 빼앗긴 나라들도 있고 변변히 싸워 보지도 못하고 패전한 군대와 인민도 있다"며 "제국주의자들은 지금 우리 나라에서도 이러한 전략을 실현해보려고 발광하고 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3월 미국이 이라크전을 통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한 것을 두고 '주권침해 행위', '국가테러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더욱이 북한은 미국이 강력히 제기하고 있는 마약 밀매와 위조지폐 의혹도 이같은 심리전 일환으로 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5.26) 논평은 이와 관련, "요즘에는 이미 다 우려 먹었던 있지도않는 우리의 '위조화폐 문제', '마약문제'를 다시 고안해내 국제사회에 납득시켜 보려고 오그랑수(속임수)를 쓰고 있다"며 이는 국제적인 제재와 봉쇄를 가하기 위한 지지기반을 마련해 내부에 심리적 혼란을 조성하고 일심단결에 금이 가게 해보려는 어리석고 비열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물질 수출을 저지하고 마약 밀매와 위조화폐 유통을 막기 위한 국제연대 모색도 결국 해외에서 유입되는 자금줄을 차단해 북한 지도부에 타격을주려는 의도가 강한 만큼 앞으로 북측의 긴장감은 더할 것으로 보인다. 선문대 북한학과 윤황 교수는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자금줄 차단과 지도부압박 등 단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단계적인 압박에도 북측이 핵포기 등의 조치가 없을 경우 인권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직접적으로 김정일 체제를겨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sknk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