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클린턴 전(前) 미국 대통령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심재철 고려대 언론학부 교수는 지난 2일 학술단체협의회와 한국정당학회 등이 공동주최한 '참여정부 100일 기념 학술토론회'에서 발표한 글을 통해 두 사람의 취임초기 상황을 비교했다. 심 교수는 우선 "무명의 클린턴이 걸프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조지 부시를꺾으리라고 기대했던 미국민이 별로 없었던 것처럼 노 대통령도 지난 선거에서 현역대통령에 버금가는 파워를 가졌던 이회창후보를 눌렀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어 클린턴이 취임 후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할리우드의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다 구설수에 올랐던 것처럼 당선 후 일부 언론사를 방문했다 입방아에 오르내린 노 대통령을 비교했고, '화이트 워터' 부동산개발 프로젝트로 취임 초기부터 검사들과 힘겨루기를 했던 클린턴의 모습과 생수회사 '장수천'과 친형 노건평씨를 통한 부동산 매입의혹에 둘러싸인 노 대통령의 모습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심교수는 또 클린턴이 취임 후 '언론과의 일백일 허니문'이 깨진 미국의 첫번째 대통령이라는 점도 노 대통령과 비슷한 점으로 들었다. 그러나 심 교수는 "대통령을 대접하지 않는 미 언론의 비판은 클린턴에게 보약이 돼 클린턴은 경제를 되살리고 범죄와 인종차별을 줄여 강한 미국을 다시 만든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았다"며 "노 대통령에게도 언론의 말꼬리 잡기는 쓴 보약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처럼 언론을 '적'으로 간주한다면 임기를 끝내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며 "언론보도 하나하나에얼굴을 붉혀서는 국정의 책임자로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심 교수는 "임기 초에 국민적 인기가 높았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달리,국내외 정세가 좋아지기만 한다면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 말에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노 대통령이 빌 클린턴처럼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