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그룹의 아시아지역 생산거점으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최근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얀센의 박제화 사장은 "동아시아 의약품 생산거점으로서의 역량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 새로운 공장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그동안 제품 생산의 현지화에 힘쓴 결과 한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의 94%를 경기도 화성 공장에서 생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얀센은 지난 83년 존슨앤드존슨과 유한양행의 합작으로 출범한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지난해에는 1천2백8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3국으로 수출도 하고 있다. 2000년 대만얀센에 첫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필리핀얀센에도 진균치료제인 '스포라녹스'와 진통제인 '타이레놀ER' 등을 내보내고 있다. 박 사장은 다국적 제약회사에서는 보기 드문 토종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박 사장은 지난 93년 취임한 이래 10년동안 경영을 맡고 있다. 취임 2년째인 지난 95년에는 한국얀센을 국내 진출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매출 1위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는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진가를 발휘했다. 2000년에는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던 위장약 '프레팔시드'의 생산이 부작용으로 인해 중단됐다. 세계 각국에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 약을 생산하는 세계 각국의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다. 한국얀센도 물론 예외가 아니었다. 한국얀센도 매출 감소와 인력 감축 등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당시 한국얀센의 철수설과 구조조정설 등이 불거지면서 회사 안팎의 동요가 심했습니다." 그는 "사원들에게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영업에 주력할 것을 호소했었다"고 털어놨다. 박 사장의 이같은 노력으로 그 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10% 정도 줄어드는 데 그쳤다. 2001년부터는 다시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년에 비해 9% 늘어난 1천1백2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 '프레팔시드' 생산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초고속으로 성장한 것이다. 한국얀센은 2001년에 전년 대비 9%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박 사장은 사회사업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중·고교생 장학금,정신건강 캠페인,마음의 평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연간 20만달러를 투입해 한국복지재단과 펼치고 있는 '북한어린이돕기' 행사에는 존슨앤드존슨 계열사들이 참여,북한의 아동병원과 육아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얀센은 올해 통증 치료제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의 가벼운 통증용 진통제인 '타이레놀'과 지난해 말 내놓은 중증 통증용 진통제인 '울트라셋'이 대표적인 기대주다. "한국얀센이 올해 명실상부한 통증치료제 전문회사로 자리잡도록 하겠습니다." 박 사장은 "진균치료제인 스포라녹스,소화불량 치료제인 모티리움-엠,우울증 치료제인 레메론 등의 판매에도 온힘을 쏟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