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北核우려로 안전자산 채권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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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과 금리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요즘 들어 채권이 인기를 끌면서 대내외 금융시장에서는 채권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채권 버블조짐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채권을 매집하는 이상 과열현상까지 빚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현재 투자자들의 채권 보유물량이 적정한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2000년 하반기 이후 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늘어나기 시작한 채권 보유물량은 현재 적정수준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뚜렷한 대체 투자수단이 없어 투자자금의 채권 매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4분기 이후 이라크전쟁에 대한 우려와 북한 핵문제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안전자산으로 채권이 부각됨에 따라 채권 보유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문제는 갈수록 대내외 금융회사들이 채권 과다 보유에 따른 위험을 경고하면서 적정 수준으로 환원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점이다.
그만큼 앞으로 금융환경이 급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현재 세계 각국의 정책금리는 적정 수준보다 낮은 상태다.
한 나라의 금리가 경제여건에 비해 적정한가를 판단하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을 이용해 세계 각국 금리의 적정 수준을 따져보면 세계 평균금리는 적정 수준보다 2%포인트 정도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정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유념해야 할 점은 각국의 정책금리가 적정 수준보다 밑도는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갈수록 부작용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돈이 필요한 곳에 공급되지 못하는 도덕적 해이가 심해짐에 따라 실물경제의 거품현상이 일어나고 시중자금의 부동화가 빠르게 촉진되면서 부동산 투기 등 각종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세계 각국간의 자금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펀드들도 그동안 안전자산을 선호(flight to quality)해 왔으나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경향(resort to risk)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글로벌펀드간에 앞말이 뒷말을 끌어주는 소위 밴드 왜건(band wagon) 효과까지 일어나면서 단기간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쏠림현상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3년간 주가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각종 글로벌펀드들이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의 수익률을 내주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쏠림현상은 의외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채권 수급측면에서도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공급과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각국의 재정수지와 재정계획을 감안할 때 신규국채 발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만약 올해 안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를 대신해 회사채를 직접 금리조절풀(pool)로 사용할 경우 국채에서 회사채로의 교환현상(switching)까지도 예상된다.
결국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 과다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질 전망이다.
이 경우 대내외 금융시장에서 최근의 채권 버블 혹은 매집현상이 채권 덤핑현상으로 급반전하면서 채권수익률이 이례적으로 급등하는 일까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만큼 일부 기관투자가와 부유층을 중심으로 '채권이면 무조건 사놓고 보자'식의 채권 매집현상은 경계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채권보유를 늘리고 있는 행위는 의외로 큰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상춘 <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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