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부산지부 파업이 이틀째를 맞으면서 산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4일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9-13일에 모두 4억5천만달러의 운송및 선적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부산항 수출입화물 반출입률은 경찰의 수송로 확보와 군 차량 투입에 따라이날 오전 8시 현재 47.6%로 전날에 비해 15.5%포인트 개선된 반면 환적화물이 줄어든 광양항의 경우 15.3%로 9.7%포인트 감소했다. 장치율은 부산항 85.6%, 광양항 40.4%로 각각 악화된 가운데 부산항 3부두는 170.7%, 4부두는 100.2%로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섰다. 특히 수도권 대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위수탁지부 소속 기사 700명 가운데 400며영이 13일 오후 2시부터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처리물량이 평상시의 4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대책 마련에 동분서주 = 수출기업의 군 수송차량 수요를 파악한 결과, 자동차, 기계, 제지, 타이어, 석유화학 등 6개 업종 22개 업체에서 65만t의 수출입 물량을 운송할 군 차량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65만t은 9t트럭 7만대분으로 파업기간을 열흘로 가정할 경우 하루 7천대의 수송차량이 필요한 양이다. 산자부는 한국타이어가 경찰의 보호조치 속에 안전하게 수송함에 따라 경제 5단체 및 13개 업종단체에 사례를 알려 경찰 동승 지원을 요청토록 했다. 특히 수출입화물차가 5대 이상 동일지역으로 운송할 때 경찰차량이 앞뒤에서 호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회사가 보유한 수송용 장비를 긴급수송에 투입하는 방법도 강구중이다. 산자부는 이날 무역클럽에서 화주업계와 운송업계 대표간 오찬간담회를 열어 비상수송 수단의 활용방안을 논의하고 화물운송에 적극 동참하는 운송회사에 대해서는추후 운송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타이업업계, 경찰보호 의존 = 한국타이어[00240]는 13일 밤 부산남부경찰서와고속도로 순찰대의 보호 속에 금산공장 출하분을 실은 수송차량 5대를 부산항까지안전하게 이동시켰다. 넥센타이어도 13일 5대의 컨테이너 물량을 양산공장에서 부산으로 출하한데 이어 운송업체를 통해 운전기사를 수배, 야간에 운송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물량반출을 못하고 광주와 곡성공장에 쌓아놓고 있다. 특히 광양물류센터에서 부두까지 수송이 어려워 경찰에 광양항 진입로 주변의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을 실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자업계, 철도에 의존 = 전자업계는 PDP TV용 핵심부품 등 수입물량 운송이어려워지자 일반 트럭을 동원하고 있지만, 수출물량의 경우 철도수송에 의존하고 있어 평상시의 70% 가량이 출하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별 출하.선적 차질 물량은 삼성전자[05930] 324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LG전자[66570] 220TEU, 대우일렉트로닉스 436TEU 등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전자는 부산항 컨테이너 운송이 불가능한 경우 바지선을 이용, 컨테이너를 마산항으로 옮겨 수출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제지업계, 공장창고 포화 임박 = 제지업계는 부산항 마비로 수출용 컨테이너출고에 차질을 빚고 있고, 공장내 창고부족으로 2-3일내에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상적인 공장가동이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했다. 현재 미선적 컨테이너 물량은 부산항에 1만851t, 광양항에 1만2천518t이 각각쌓여 있고 방해에 따른 반입지연 물량도 2천980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화업계, 수출차질 속출 = 석유화합업계도 수출차질이 누적되고 있다. 현대석유화학은 철도 수송은 지장이 없지만 부산진항의 화물적체로 하역이 어렵고, LG화학[51910]과 LG석유화학은 부산항 기능 마비로 일부 물량을 여수의 LG전용부두로 전환했지만 하루이틀 후에는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일부 수입원자재의 재고 감소로 컨테이너를 열어 비상통관중이다. 대림산업은 컨테이너 부족과 제품 재고량 누적으로 생산차질이 우려되며, 한화석유화학은 수입 원부자재 재고가 1-2일 수준인데다 생산제품의 재고량 누적으로 조업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현재 업계의 수출차질 물량은 1만9천900t에 달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수입부품 조달 우려 = 자동차 업계는 대부분 전용부두를 이용하고 전용 물류회사가 있어 수출에 별 영향이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상당량을부산항을 통해 들여오는 변속기 등 수입부품 조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현대.기아차는 한국로지텍, GM대우는 전속 화물운송업체인 KCTC를 각각 이용중이며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자체 차량을 동원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일부 업체에서 수입기자재의 반출 지연사례가 발생했지만 바지선과 자체차량을 동원, 큰 문제없이 조업중이다. ◆기계업계, 일부 수출입 차질 =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15일부터 부산 감만항을통해 중국 상하이 현지공장에 보내야 하는 건설기계 부품과 신선대 부두에서 공장으로 가져와야 하는 엔진부품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엔진부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16일부터 창원공장의 일부 라인이 멈출 수 있고부품을 보내는데 실패하면 2주 후부터 상하이공장 조업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두산중공업[34020]도 수입철판 72t의 수송과 15일까지 선적해야 하는 수출물량에 차질이 생겼고 해외플랜트용 및 국내 발전용 수입원자재가 부족해지는 상황에 봉착하는 것으로 산자부는 파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princ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