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방미 사흘째인 13일 오후(현지시간.한국시간 14일 오전) 에이브러햄 링컨 기념관을 찾았다. 노 대통령은 `평소 존경해온 링컨 대통령의 기념관을 방문한 소감'에 관한 질문에 "건물 하나하나가 화해와 통합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돼 있는 것을 보고 어느 사회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화해와 통합'에 대한 단상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기념관이 1922년에야 완공됐다 하는데 통합을 상징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가슴에 와닿는다"고 덧붙였다. '노무현이 만난 링컨'이라는 책까지 낸 노 대통령은 뉴욕에서 미측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선 "우연일지 몰라도 링컨 대통령이 미국 16대 대통령이고, 저도 대한민국16대 대통령"이라며 "공통점이 많다"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와 함께 평상복 차림으로 기념관을 방문, 관내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남북전쟁이후 분열됐던 미국의 화합과 통합을 이룬링컨 대통령의 업적을 회고했다. 특히 기념관 입구 계단을 올라 높이 19피트, 무게 175t의 링컨상에 가까이 다가가 한동안 살펴본 뒤 기념관 내부를 둘러보다 "이곳에 링컨 대통령의 연설문이 있다고 하던데"라고 게티즈버그 연설문에 관심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관리인이 "두번째 취임사가 여기 기록돼 있다"고 게티즈버그 연설문이 새겨진 벽면 반대쪽을 가리키자 "링컨 대통령의 두번째 취임사는 가장 감명깊은 것"이라며 잠시 묵상에 잠기기도 했다. 링컨 동상은 조각가인 대니얼 체스터 프렌치 감독아래 피치릴리 형제가 4년에 걸쳐 제작했으며, 기념관은 링컨 대통령이 생존해있던 지난 1867년 계획됐으나 자금부족으로 성사되지 못하다 1910년 의회 승인을 받아 4년 뒤 건설에 착수, 그후 8년만에 완공됐다고 관리인은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와 김세옥(金世鈺) 경호실장만 단촐하게 대동, 번잡함을 피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기자 cbr@yna.co.kr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