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북한 전문가들은 핵무기 수출을 막기위한 봉쇄보다는 대화를 통한 핵무기 폐기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또 14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인식을 같이하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핵 문제=지난 5일자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약속이라도 한 듯 미국의 새로운 대북 정책을 보도했다. 요지인즉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 없는 상태인 점을 인정하고 그 무기가 테러조직이나 테러국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봉쇄작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정책과는 배치되는 보도였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미국이 봉쇄전략을 택하기보다는 다시 대화의 장으로 나가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관철시켜야 한다는 견해가 훨씬 우세하다. 뉴욕타임스도 6일자 사설을 통해 북한의 호전적 자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의 지도부가 핵무기로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설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론 연구원도 완전한 핵폐기와 그에 상응하는 과감한 경제지원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금지,재래식무기의 대폭적인 감축 등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핸론 연구원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한때 거론됐던 일본의 식민통치 보상금 1백억달러 등을 포함해 한국의 우방들이 대규모 경제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사적인 해결 가능성도 최후의 수단으로 거론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오핸론 연구원은 북한에 대한 공격은 한국 정부의 동의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며 노무현 정부가 동의해 줄리 만무하기 때문에 군사공격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미 정상회담=헤리티지 재단의 발비나 황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북한이 한국은 물론 한반도 주변국,나아가 전 세계의 안보와 평화에 위협적인 존재라는 인식을 두 정상이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라는 부시 대통령의 인식은 확고하다"고 전제,"노 대통령도 비슷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그 자체로 회담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에 있을 지 모를 북한에 대한 인식의 거리를 좁히는게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발비나 황은 한국 언론은 노무현 대통령이 작은 실수를 해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며 백악관이 오히려 노 대통령을 배려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두 정상이 취임전 외교적 경험을 쌓지 못했고 56세로 나이가 같은데다 솔직하게 얘기하는 스타일이 비슷해 회담은 잘 될 것 같다고 낙관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