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연극계 화제작의 하나였던 극단 작은신화의 「돐날」이 8일-6월 1일 바탕골소극장에서 다시 공연된다. 이른바 '386세대'에 관한 작품으로 견고한 제도권 사회의 질서 속에서 젊은 날의 꿈을 잃은 채 점점 마모돼가는 이들의 비루한 오늘을 지극히 사실적인 질감으로 그렸다. 2001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베스트3에 뽑혔으며 2002년 동아연극상 작품상.연출상.연기상과 대산문학상 등을 두루 휩쓸었다. 관객 반응도 뜨거워 120%의 객석점유율을 올렸었다. 극의 배경은 30대 중반인 지호-정숙 부부의 둘째 아들 돌 잔칫날. 돌 잔치에 모인 이들 부부와 그 친구들을 통해 삶에 지친 30대의 군상이 그려진다. 희망으로 가득찼던 20대를 지나 이들이 도착한 30대는, 전셋값 몇 백 만원에 전전긍긍하고, 도저히 키울 자신이 없어 아이를 지우고, 돈에 학위논문을 매매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20대의 꿈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채 때로는 현실과 타협하는 자신을 조소하기도 하는 30대의 분열적 자화상이 펼쳐진다. 극작과 연출은 각각 이 분야에서 30대-40대 초반 젊은 작가군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김명화(37)와 최용훈(40)이 맡았다. 김명화는 "30대 중반은 보편적으로 인생에서 꿈을 상실한 나이인 동시에 제도적 안정과 그에 필요한 적당한 속물성에도 완전히 정착하지 못한 어정쩡한 나이"라며 "'386세대'의 특수성과 30대의 보편성을 결합, 꿈과 이상이 사라진 뒤에 남는 것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표기법상 '돌날'이 맞는 표현이지만 예스러운 느낌을 살리려 '돐날'로 했다. 무대에서 직접 전을 부치기도 하고 갈비찜, 잡채, 생선회 등 진짜 음식이 등장한다. 출연진은 이 작품으로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거머쥔 홍성경을 비롯해 길해연 서현철 임형택 백은경 김은석 정세라 김문식 김기준 등. 공연시간 화-목요일 오후 7시 30분, 금-일요일 오후 4시 30분.7시 30분(8일 낮공연 있음). 1만5천원. ☎ 764-3380, 744-0300.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