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철낭자' 우이(吳儀)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한 사스 통제 지휘본부를 만들고 격리 대상 확대, 베이징(北京)의 진입로 통제 등 사실상전시상태에 돌입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광둥(廣東)성과 홍콩에 이어 베이징과 산시(山西)성, 토론토까지 여행금지 지구로 권고한 23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우이 부총리를 본부장, 화젠민(華建民) 국무원 비서장을 부본부장으로 한 지휘본부 설립과 함께 빈곤층치료를 위한 20억 위앤(2억4천300만달러) 규모의 사스 기금 창설을 발표했다. `21세기의 페스트' 또는 `중국판 체르노빌'이라고 불리는 사스 폭풍이 광둥성과홍콩에 이어 베이징으로 진로를 바꾸자 베이징은 사스 감염자는 물론 사스 의심자,가깝게 접촉한 사람, 동물도 격리시키기로 했다. 이밖에 병원과 공장, 건축현장, 호텔, 레스토랑, 사무실, 주택가 건물, 마을,학교 및 바이러스가 발견된 장소도 모두 격리 대상에 포함된다. 23일 현재 중국의 사스 감염자는 총 2천350명에 107명이 사망했고, 베이징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사스 환자 7명이 추가로 숨지고 105명의 감염자가 늘어나 환자 693명에 사망 35명에 이르렀다. 사스 의심자도 782명이나 돼 베이징은 그야말로 사스공포가 전 도시를 엄습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같은 공포와 불안 속에 중국 정부는 사스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베이징시에 진입하는 주요 도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 유동인구가 400만명에 이르는 베이징시주 진입도로에 대한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이미 야채와 식료품에 대한 시내 반입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이에 따라 일부 채소값이 50%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불안 속에 식료품, 양념, 채소, 일용품 등 사재기에 나서면서 가격폭을 부채질하자 당국은 가격 통제에 나섰다. 베이징에서는 마스크가 동나고 사스 예방약이라는 속설의 한약 값이 50배로 오르기도 했으나 당국의 가격 지도로 정상가를 되찾았다. 중국 위생부는 또 사스감염 확대에 따라 베이징 시내 병원에 입원한 일부 환자들을 교외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에 있는 대학 최소한 10여개가 휴교 또는 휴강에 들어가고 시내 170여개초.중.고가 24일부터 일제히 휴교를 실시한 가운데 주중 한국대사관은 휴교를 했거나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는 학생들에 대해 일시 귀국을 권고하고 3만5천여 교민과가족들에 대해선 각자 재량에 맡기되 일단 전면 철수는 유보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미 지난달 주중 미대사관 직원들의 가족들에 대해서만 사스 감염 지역을 떠나는 것을 허용했다. 인구 1천700만의 중국 최대도시인 상하이는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는 WHO 조사단이 곧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서 귀추가 주목된다. 상하이시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스 감염자 2명에 사망자는 없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이우탁 특파원 sdcho@yna.co.kr I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