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서 관객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아트센터도 이제는 마케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들을 개발하고 끌어들여야 합니다. 예술의 전당이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대대적 변신을 선언한 예술의 전당 김순규 사장(56)은 직원들에게 무엇보다 브랜드 마케팅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브랜드 마케팅은 아트센터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앞으로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아트센터도 관객을 늘리기 위해선 전문적인 마케팅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공공기금에 의해 운영되는 아트센터는 이 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A공연장에 가면 재미도 있고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다''정말 투자한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구나'라는 인식을 관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심어주고 이를 통해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유치하는 게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김 사장이 공공예술기관 중에선 처음으로 마케팅 부서를 신설한 것도 이런 그의 인식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브랜드 마케팅의 강화를 통해 올해 예술의 전당을 미국 링컨센터나 호주 오페라하우스 못지않은 '세계 10대 아트센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예술의 전당은 이미 시설이나 규모 면에서 세계 유수의 공연장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얼마전 빈 필하모닉 공연 때 내한한 주빈 메타도 예술의 전당 음악당의 음향시설을 보고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고급예술의 대중화'를 표방하는 김 사장은 조만간 음악당 인근 1만여평 부지에 '문화광장'을 조성,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한 관객들이 무료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김 사장은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궁극적으로 기업인지도 제고는 물론 매출증대 효과가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류 국가는 단순히 경제적으로 잘산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문화의 힘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일류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도 이런 점에 대한 인식전환이 있었으면 합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