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에 빠지자 전황에 따라 일희일비하던 세계 금융 및 상품시장은 26일 방향 감각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혼조= 아시아의 주요 증시는 26일 약보합세를 보인 한국과 대만을 제외하고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고 유럽도 개장 시세가 국가별로 엇갈리는 등 세계증시는 거래가 극히 한산한 가운데 이라크전의 전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조심스레 횡보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한때 565.50까지 올랐으나 북한의 유엔 연락장교 접촉거부 선언으로 상승세를 지키지 못한 채 전날보다 0.19 포인트(0.03%)가 낮은 554.79로 폐장했고 대만 가권지수도 2.78 포인트(0.06%)가 내린 4,496.05로 마감됐다. 반면 일본 닛케이 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113.16 포인트(1.37%)가 높은 8,351.92를 기록했고 싱가포르의 스트레이츠 타임스 지수도 1.4%가 오르는 등 한국과 대만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이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유럽에서도 독일의 DAX 30 지수는 0.5%가 내렸고 영국의 FTSE 100 지수는 전날과 같은 시세로 개장하는 등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가는 상승 반전= 전날 이라크 남부의 바스라에서 폭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으로 하락했던 유가는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의 시간외 전자거래에서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은 26일 한때 전날 정규장 폐장가보다 69센트(2.5%)가 오른 배럴당 28.66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오름세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오후 3시31분(이하 한국 시간) 현재 배럴당 28.60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는 하락= 전쟁이 "끝이라기보다는 시작에 가깝다"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이 전쟁 비용 부담에 따른 미국 경제의 둔화 전망을 촉발함에 따라 달러화는 전날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이날 오후 2시54분 현재 달러당 119.97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외환시장 폐장 무렵의 120.07엔보다 0.10엔이 하락했다. 달러화는 그러나 유로화에 대해서는 전날의 유로당 1.0656달러에서 1.0645달러로 소폭 올랐다. 도이체은행 도쿄지사의 마셜 지틀러 외환전략가는 "전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국이 부담할 비용은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쟁의 장기화는 달러화에 악재"라고 규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