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또 한번 축구열기로 들썩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데이인 오는 29일 브라질의 월드컵 우승을 이끈 전.현직 감독이 지략대결을 벌이는 브라질-포르투갈전 등 빅매치가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다. 한국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이날 경기의 백미는 세계 최고봉 브라질과 포르투갈간의 일전. 포르투갈은 2002한일월드컵 때 브라질의 통산 5회 우승을 이끈 루이스 펠리페스콜라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브라질은 94년 미국월드컵에서 자국의 우승을지휘한 카를루스 파레이라 감독이 사령탑이 돼 맞닥뜨린다. 둘다 '삼바축구'의 위력을 전세계에 떨친 명장이지만 이번엔 경쟁상대로 만났다. 특이한 것은 둘다 새 데뷔전이던 지난달 A매치데이에서 똑같이 고배를 마셨기때문에 승리를 향한 결의가 뜨겁다. FIFA 랭킹 1위를 질주하는 등 잘나가던 브라질은 지난달 중국과의 원정경기에서중국의 수비벽을 뚫지 못하고 졸전을 벌인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 이미지에 흠집을 냈으며 파레이라 감독도 자존심이 상했던 것. 포르투갈이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좌절을 딛고 내년 안방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을 겨냥, 야심차게 영입했던 스콜라리 감독도 같은 날 이탈리아전에서0-1로 패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들의 벤치 싸움도 흥미를 끌고 있지만 별들의 경연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축구팬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브라질은 호나우두, 호베르투 카를루스, 호나우디뉴 등 설명이 필요없는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하고 포르투갈도 피구를 비롯해 파울레타, 세르지우 콘세이상 등 쟁쟁한 멤버로 맞선다. 따라서 브라질-포르투갈전은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호나우두와 피구의 발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점쳐진다. 또 미국도 베네수엘라와 격돌하는 가운데 이날 18곳의 경기장에서는 유로2004조별 예선전이 펼쳐진다. 빅매치는 3조에서 나란히 2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동구의 지존' 체코전. 한일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한 한을 함께 간직하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 단독선두로 치고 나가 유로2004에서 일을 내겠다며 벼르고 있다. 7조의 잉글랜드도 약체 리히텐슈타인과 원정경기를 벌인다. 이 경기는 영국이 이라크전에 관련된 점을 감안, 잉글랜드 선수단 안전 문제를이유로 한때 연기설이 흘러나왔지만 예정대로 강행된다. 한편 지코 감독이 이끄는 일본도 하루전인 28일 도쿄에서 우루과이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