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낸 특수부대는 바로 호주 SASR이다." 전쟁이 본격화되는 것과 때를 같이 해 미.영연합군의 '눈과 귀',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지원병력을 포함해 4천여명으로 추정되는 특수부대원들이다. 이 가운데 특수전전문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바로 호주의 SASR(공수특전연대)이다. SASR 요원들은 개전 보름 전부터 이라크 서북부와 쿠웨이트 접경지역 등을 무대로 사막환경에서 기동성이 뛰어난 영국제 랜드로버(Land Rover) 차량을 이용, 적정을 파악하거나 소부대에 대한 기습공격, 이동식 스커드미사일 발사대 색출.파괴 등신출귀몰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피터 레이히 호주 육군 참모총장은 25일 전황브리핑을 통해 150여명의 SASR 요원들이 크레인과 연료탱크 등을 발사에 필요한 장비를 완비한 이라크군의스커드미사일 기지를 파괴하는 한편 공습목표를 지상에서 정확히 유도, 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300여명으로 구성된 SASR의 전신은 태평양전쟁 초기인 지난 1942년에 발족된 제2 독립특공중대이다. 일명 'Z부대'(Z Force)로 알려진 이 부대는 250여명밖에 되지 않는 미니부대로 주로 티모르 군도를 중심으로 정찰, 매복, 제한적인 목표타격 등 신출귀몰한 활동을펼쳐 3개 사단, 3만5천여명의 일본군 병력을 거의 1년 동안 발목을 묶어둬 연합군이파푸아뉴기니 등 남태평양 도서에 대한 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특히 Z부대는 지난 1943년 8월 남태평양 도서에 배치된 일본군에 대한 보급물자를 실은 화물선단이 일시 정박한 싱가포르항에 대한 공격을 감행, 유류, 탄약, 식량의약품 등 3만9천t의 전략물자를 수장시키기도 했다. 2차대전 후 잠시 해체된 호주군 특수부대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951년이었다. 호주 정부는 1개 공수소대 발족을 인가하는 것을 시작으로 1957년에는 제1공수특전중대를 창설해 중.장거리정찰, 정보수집, 목표타격 임무 등을 부여했다. 이 특전중대는 이후 영국 육군의 제22 SAS 연대와 해병대의 SBS 및 뉴질랜드의SAS 동료들과 함께 보르네오 등지에서 인도네시아군과 공산반군 등을 상대로 대(對)게릴라전 등에 큰 전과를 거뒀다. 특히 베트남전에서는 SASR 요원들은 단독 또는 미 육군 특전단(그린베레), 해군의 SEAL, 해병대의 포스리컨(특수수색대) 대원들과 합동으로 남부의 정글지역에서활동, "정글의 유령"(Jungle Ghosts)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들은 또 동티모르로부터의 인도네시아군 철수를 감시하기 위한 유엔평화유지군의 첨병으로서 해안정찰, 인도네시아군 특수부대(코파수스) 저격수 파악.사살 등의 임무를 거의 완벽하게 수행, 코파수스가 가장 두려워하는 부대로 알려졌다. 베트남전 종식과 함께 SASR에게 부여된 새로운 임무는 다름 아닌 대테러전임무였다. 계기는 지난 1978년 2월13일 시드니 중심부에 위치한 힐튼호텔에서 발생한 폭발물테러사건이었다. 이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모라자이 데사이 인도총리 등 정상급회담 참석자들로부터 호주 정부는 허술한 보안체제와 관련해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이에 자극받은 호주 정부는 이스라엘군 특수부대가 아프리카 우간다의 엔테베에서 거둔 인질구출작전 성공 등을 교훈삼아 SASR측에 이 새로운 임무를 부여했다. 또최대의 가상적국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작전과 광활한 호주 서북부지역에 대한 순찰임무 등을 상정한 훈련과 교육을 강화하도록 SASR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SASR은 대테러임무를 담당하는 '전술기습단'(Tactical Assault Group,TAG)을 새로 편성, 영국의 SAS, 미국의 델타포스, 독일의 GSG-9, 프랑스의 GIGN 등세계 유수의 대 테러부대에 위탁교육 또는 합동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역량을 키웠다. 또 호주 대륙과 남부 타스매니아섬 사이의 바스해협에 산재한 석유시추시설에대한 테러공격에 대비해 해군잠수요원 등으로 구성된 '연안기습단'(Offshore Assault Group, OAG)를 창설, 산하에 둠으로써 해상대테러임무 등에 투입하고 있다. 특히 OAG는 해병대가 없는 호주로서는 영국의 SBS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요원들의 개인기량과 장비면에서도 세계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550명 규모로 서부 호주 퍼스 인근에 본부를 둔 SARS는 대테러전 등 특수임무 전담인 TAG와 OAG 외에도 영국의 SAS의 편제를 본떠 2개의 작전제대와 본부 및지원단(보급 및 훈련전담)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실제작전을 수행하는 제대는 다시A중대(고공강하 전문), B중대(수중작전 전문) 및 C중대(사막전 등 육상작전 전문)로각각 세분화돼 있다. SASR 요원 지원자격은 군종에 관계없이 2년 이상의 현역복무자에 한하며,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것으로 평가받는 3주간의 기본선발과정을 거친 뒤 다시 개인특성과 훈련성적 등을 토대로 1년 동안의 전문교육.훈련과정에 들어간다. 통상 1년에 1차례인 선발과정의 지원자수는 400여명으로 통과율은 10% 미만인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