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심각한 취약상황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국의 분석가들은 지난 40년간 경기가 침체국면으로 치닫기 1년 전에 항상 유가가 크게 올랐다는 점에 유의하면서 미국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2일자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휘발유가격이 오르고 난방유 가격상승 부담을소비자들이 심각하게 느끼면서 미국과 유럽에서의 소비는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말 부터 시작된 불안한 경기회복세가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상당수의 분석가들은 현재 미국경제가 다시 침체국면으로 빠져들지는 않으리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유가가 최근 급등한 것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전쟁이 더욱 지연되면서 소비가 위축될 경우 미국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코노미닷컴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미국경제가 극단적인 취약성을드러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중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하면서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할때인 199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가는 주말에 뉴욕시장에서 배럴당 36.60달러로 물러서기는 했다. 이 수준의 유가는 1년전에 비해 69%나 오른 것이다. 과거 통계로 보면 미국에서는 유가가 1년전에 비해 60%가 오른 경우에 1987년의한 번만 제외하고 반드시 침체가 찾아왔다. 분석가들은 지금의 상황이 1990년말과 2000년 여름의 침체 진입 직전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주간 일부 대기업들은 분기실적이 부진한 것이 높은 유가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대기업들은 유가가 급등하면서 투자나 신규고용을 연기할 계획을 밝혔다. 그만큼 유가상승은 미국경제에 큰 주름살을 주고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라크전쟁이 대한 불투명성이 제거되면 유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1991년에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자 마자 유가는 내렸다. 또 이라크전쟁이 발발해 유류공급이 줄어들 경우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정부가 곧바로 비축유를 방출해 유가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류재고 수준 자체가 12년 전에 비해 낮기 때문에 비축유의 방출이 유가하락효과를 과거 처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라크전쟁에 대한 불투명성이 더욱 지속되면서 미국경제는 타격을입을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