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이라크를 무장해제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고 이제 행동에 나설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7일 주장했다. 대(對) 이라크 군사행동에 대한 동맹국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이틀 간의 유럽 방문길에 오른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안토니오 마르키노 국방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우리는 걸프전 이후 지난 12년 간 국제사회가 기울인 엄청난 노력을 지켜 봤지만 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이제 세계는 이라크 문제를 다루는데 하나의 계기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에 대해서는 외교적 노력 뿐 아니라 경제제재와 석유-식량 연계 프로그램도 실패했고 심지어 비행금지구역에서의 제한된 행동조차도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고 말해 전면적인 군사행동 외에 다른 대안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이날 발언은 "(후세인과의) 게임은 끝났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언급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지금은 중요한 시기"라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이는 누구든지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노력에 탄력이 붙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후세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겠지만 만일 그들이 그런 무기를 사용하는 날에는 `차라리 (생화학 무기를)가지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고 느끼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경우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럼즈펠드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한 마르티노 장관은 이탈리아는 미국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후세인이 무장해제 결의를 계속 거부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유엔은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아지아노 미 공군 기지를 방문한뒤 독일 뮌헨으로 이동할 예정이며 이곳에서 이틀 간 열리는 유럽.아시아지역 국방당국자 연례 안보회의에 참석한다. 럼즈펠드 장관은 특히 이날 저녁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전격적으로 회담을 갖고 8일에는 페터 슈트루크 독일 국방장관과 회동키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독일과 러시아는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이라크 공격에 반대 의사를 견지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러시아, 프랑스, 독일을 포함해 40개국 국방 고위관료 250여명이 참석한다. 공격반대 입장 러.獨 국방과 연쇄회담 (로마.뮌헨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