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인근 금암지구 내 미분양 물량도 하루 사이 모두 팔려나간 상태에서 프리미엄(웃돈)만 2천만원 가까이 붙었습니다." 충남 계룡신도시 엄사지구 초입에 자리잡고 있는 현대부동산중개사무소 C사장이 전하는 현장 분위기다. 이처럼 충청권 부동산시장이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대형호재를 타고 들썩거리고 있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계룡신도시,공주시 장기지구,연기군 남면 종촌,충북 청원군 오송지구,멀게는 천안·아산 일대의 토지와 아파트시장이 전반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장 최근 후보지로 거론된 계룡신도시에서는 아파트 매물 '품귀현상'까지 빚고 있다. 1979년에도 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됐던 공주시 장기지구와 연기군 남면 일대 토지는 대통령선거 직후 준농림지가 평당 최고 30만원 가까이 치솟는 등 투기열풍에 휩싸인 뒤 최근엔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또 경부고속철도와 청주공항 등 교통여건을 감안할 때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는 충북 청원군 오송지구의 땅값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충청권을 돌아보니 토지는 대선 직후 가격급등세를 보이다가 최근 조정에 들어간 반면 아파트는 여전히 투자열기로 뜨거웠다. ◆계룡신도시=지난해 대선 직전 9천만원에 거래되던 엄사지구 내 대동황토방아파트 34평형은 최근 1억1천만원에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44평형도 대선 이후 1천5백만원 오른 1억3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그러나 그나마 매물이 없는 상태다. 현대부동산 C사장은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놓았던 매물마저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최근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던 인근 금암지구 내 신성미소지움 1차 44평형은 며칠 사이 모두 팔린 채 분양권 프리미엄만 2천만원 가까이 형성되고 있다. ◆연기군 남면 종촌=지난해 대선 직후 4개에 불과했던 부동산중개소가 최근 22개로 늘어났다. 한집 건너 부동산중개소가 들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김대용 행정수도공인중개사무소 실장은 "대통령선거 다음날 외지인들이 물밀 듯이 몰려와 일주일 새 도로변 준농림지 가격이 평당 30만원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대선 전에는 거래가 없어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았던 곳"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최근 들어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 차익매물이 흘러나오면서 평당 30만원까지 치솟았던 준농림지 가격이 20만원대로 떨어졌다. 매물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공주시 장기지구=79년 행정수도 이전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한 차례 투기바람이 휩쓸고 간 지역이다. 이번에 행정수도 후보지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개업소마다 청와대 법원 국회 등의 위치를 그려넣은 행정수도 설계도가 걸려있는 것은 이 지역만의 특징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실제 거래는 뜸했다. 대선 직후 보름 간 들끓었던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최근엔 시들해졌다. 땅값도 대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박사공인중개사무소 박성순 사장은 "대략 준농림지는 15만원선에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호가는 여전히 20만~30만원에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 곳도 대선 전에는 거래가 없어 가격이 형성되지 않았다. ◆충북 청원군 오송지구=대선 직후 반짝하다 끊겼던 거래가 최근 되살아나며 후보지 가운데 가장 활발한 토지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라이프공인중개사무소 이상봉 이사는 "대선 직후 집중됐던 매수·매도세가 1월 이후 관망세로 돌아서더니 최근 거래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경부고속철도와 청주공항 등 지리적 특성을 감안할 때 행정수도 후보지 가운데 최적지로 꼽히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송지구 일대 준농림지 땅값은 대선 직전 17만원선에서 대선 이후에는 20만원,최근엔 25만원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천안 아산지역=당초 1천여만평 규모의 도시개발계획이 수립되면서 행정수도 후보지역으로 관심을 끌었다. 최근 아산신도시 내 철도확장에 따른 토지보상가격이 평당 30만~40만원에 이뤄져 토지소유자들은 평당 30만~40만원선에 매물을 내놓고 있으나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전=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