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은행들의 프라이빗뱅킹(PB) 시장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특히 외국계로선 처음으로 씨티그룹이 국내 PB시장에 뛰어들자 시중은행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씨티그룹은 5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갖고 있는 '부자중의 부자'를 대상으로 맞춤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PB시장에서 가장 앞선 곳은 하나은행. 지난 95년 서울 선릉역지점에서 처음 PB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99년 전용센터를 내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이 유지하고 있는 PB전용점은 현재 서울 부산 등 모두 15곳. 국내 은행중 가장 많은 수다. 한미은행은 서울 압구정동, 대치동, 부산 해운대 등 3곳에서 로얄프라자를 운영중이다. 영업점 내의 PB 전용코너인 '로얄센터'도 1백30여개에 달한다. 한미은행은 VIP 고객에게 제주도여행권 건강검진권 특급호텔식사권 문화공연회원권 등 특별환원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은행은 강남과 서울파이낸스센터 두 곳에 전용점포를 운영중이다. 이 은행은 특히 굿모닝신한증권의 PB 사업을 통합, 은행과 증권사의 장점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또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부동산중개 임대차관리 부동산컨설팅 등 부동산 관련상품을 내놓았다. 우리은행은 PB고객 전용상품인 웰스플랜.웰스피아 통장을 개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은행의 전용센터는 서울 서초동, 대치동, 분당 중앙 등 3곳. 최근 PB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PB사업단을 독립 사업단으로 확대 개편하는 한편 전문가 영입을 늘려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뒤늦게 PB시장에 뛰어든 국민은행은 '골드&와이즈(Gold & Wise)'란 PB 독자브랜드를 개발하고 작년말 서울 압구정동과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PB 전용점을 개설했다. 이 은행은 올해 내에 15개 정도의 PB 전용점을 추가로 세워 국내 최대은행으로서의 위치를 이 분야에서도 확고하게 굳힌다는 전략이다. 조흥은행은 지난해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스타타워 내에 전용센터를 설치했다. 특히 웰스익스플로러 등 PB전용 상품이나 PB전용 자산관리시스템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올해 서울에 두 개의 전용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특히 1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는 고객을 1만5천명 이상 확보하고 있어 이들 고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PB 서비스를 펼쳐 나갈 계획이다. 전국에 53개의 PB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는 외환은행은 올해 4개의 전용점포를 신설할 방침이다. 특히 외환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 은행은 외화파생상품 등 차별화된 PB 상품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는 "은행들이 너도나도 PB 시장에 뛰어들면서 우리나라의 관련시장도 올해말께 성숙기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